[좌담] “그리스도인이 죽기까지 따라야 할 지향점은 말씀과 순명”

‘말씀과 순명’ 모임 목회자 한국교회의 방향을 말하다

‘나라를 위한 기도모임: 말씀과 순명’을 이끌어가는 4인의 목회자가 25일 선한목자교회에서 좌담회를 갖고 코로나19 사태가 준 교훈, 4·15총선을 앞둔 한국교회와 성도들의 지향점 등을 이야기하고 있다. 오른쪽부터 이철(좌장·강릉중앙교회) 지형은(성락성결교회) 주승중(주안장로교회) 유기성(선한목자교회) 목사. 성남=강민석 선임기자

< 참석자 >
이철 목사 강릉중앙교회
지형은 목사 성락성결교회
주승중 목사 주안장로교회
유기성 목사 선한목자교회

‘성경 말씀’은 하나님의 완결한 계시가 담긴 단 하나의 지침서다. ‘순명’은 이 시대의 크리스천들이 하나님의 주권적 섭리에 도달하기 위해 견지해야 할 자세다. 사회가 혼란스러울수록 둘의 간극이 멀어질 수 있다. 메시지와 기도를 통해 그 간극을 좁히고 그리스도의 몸된 교회를 믿음 소망 사랑으로 채우고자 하는 모임이 지난달 12일 ‘말씀과 순명’이란 이름으로 시작됐다. ‘나라를 위한 기도모임: 말씀과 순명’을 이끄는 4인의 목회자들을 25일 선한목자교회에서 만나 한국교회가 지향해야 할 방향을 들어봤다.

이철 목사=‘말씀과 순명’이란 이름으로 지금까지 다섯 차례 모임을 가졌다. 어떤 점들을 느끼셨나.

유기성 목사=4·15총선을 앞두고 대한민국 사회가 양극단으로 나뉘어 가는 모습을 목도하면서 한국교회가 이에 휘말리지 않도록 건강한 장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목회자들을 움직였다. 목회자들이 모여 시국과 정치적 상황에 대해 기도하며 허물어질 위험 앞에 선 교회의 공동체의식을 말씀 안에 다잡고자 한 것이다.

지형은 목사=기독교 신앙을 ‘명’으로 끝나는 세 단어로 정의한다면 ‘소명’에 부름 받고 ‘사명’을 품은 채 파송하며 하나님의 명령에 순종하는 ‘순명’일 것이다. 순명에는 ‘명령에 대한 복종(順命)’의 뜻도 있지만 ‘명예를 더럽히지 않기 위해 따라 죽음(殉名)’이란 의미도 있다. 진정한 크리스천이라면 하나님의 말씀을 따르기 위해 목숨까지 걸어야 한다. ‘말씀과 순명’이 그 지향점을 명확하게 드러낸다.

이 목사=극심한 사회 갈등에 대한 우려가 높다. 크리스천들이 잊지 말아야 할 중심적 가치관은.

유 목사=마귀의 목표는 경쟁하고 갈라지고 공멸하게 만드는 일이다. 하나님께서는 성도들에게 화목을 지향하는 ‘피스메이커’의 직책을 주셨다. 그 역할과 사명을 삶으로 살아내지 못하는 게 문제다. 교회 지도자들부터 교단의 벽, 정치적 문제, 큰교회와 작은교회 문제 등 우리를 분열케 했던 것들을 극복하고 하나 되게 만드는 일에 앞장서야 한다.

이 목사=기도회 시작 후 삶의 기반을 뿌리부터 흔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를 맞았다. 신앙적으로 어떻게 보나.

주승중 목사=하나님께서 이 기회를 통해 우리 안의 알곡과 쭉정이를 깨닫게 해주신 것이라고 본다. 이번 사태 가운데 굉장히 두려워하고 어쩔 줄 몰라 하는 성도가 있는가 하면, 일상적으로 예배당에서 교제하던 것에 대한 감사와 사모함을 느끼고 가정예배 회복을 통해 교제가 더 깊어지는 성도도 있다. 하나님께서 이 땅의 신앙공동체가 더 무너지기 전에 예방주사를 놔주신 것이라고 본다.

유 목사=신천지의 실상이 드러나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한국교회가 그토록 신천지의 위험성을 지적했지만, 오히려 세가 확산되고 사회 각 분야로 깊이 파고들어오지 않았나.

지 목사=코로나19 사태가 신천지에 큰 타격을 줬을 것은 분명하지만 한국교회에 긍정적 영향을 주진 않을 것이다. 옴진리교 테러 사건으로 일본국민들이 ‘종교의 위험성’에 충격을 받고 무종교사회화되는 모습을 봤다. 이는 한국교회가 더 깊이 회개하고 완전히 새로워짐에 집중해야한다는 메시지를 준다. 반성과 함께 한국교회의 존재 방식과 기독교 신앙이 무엇인지 깊이 성찰해야 한다.

이 목사=교회를 향한 행정명령 집행 등 불편하고 속상한 부분도 터져 나왔는데 어떤 점이 문제라고 보는가.

주 목사=대부분의 한국교회가 정부 시책에 적극적으로 동참하고 희생하고 있다. 일부 정치인이나 언론이 정통교회를 신천지와 같은 수준으로 취급하며 교회를 매도하는 것은 매우 유감스럽다.

지 목사=사회단체와 교회를 구분하지 않는 점도 문제다. 종교의 특성에 대한 이해가 너무 부족하다. 장사하는 사람이 장사 못하면 못 산다. 성도들에겐 예배가 그런 존재다. 정부의 조치와 태도도 아쉽다. 행정명령을 내린 서울시장, 경기도지사는 지자체장에 불과하지만 대통령까지 이를 지지한 것은 국가의 리더로서 경솔했다.

이 목사=기도회가 메시지를 전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구체적 실천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준비하는 움직임도 시작됐다.

유 목사=코로나19로 경제가 무너졌다. 부활주일(4월 12일)을 시작으로 소상공인과 빈곤층에 사랑을 흘려보내는 일이 절실하다는 공감이 일어났다. 지역 내 전통시장에서 물건을 구매해 소상공인의 생계를 돕고 이를 빈곤층에 보내주는 운동을 펼칠 예정이다. ‘말씀과 순명’에 참여하는 교회는 물론 국민일보목회자포럼, 한국기독교목회자협의회가 협력해 위기에 빠진 나라를 도울 것이다.

이 목사=십자가는 고통인 동시에 변치 않는 소망이다. 지금 이 순간에도 코로나19로 인해 고통 받는 이웃을 위해 위로의 말을 전하자면.

유 목사=행복이 풍족할 때 오는 건 아니다. 가족이 서로 사랑을 추구하고, 없는 자를 향한 가진 자의 나눔이 확산된다면 한국사회 전체가 풍요로워질 수 있다.

주 목사=섬김과 나눔을 통해 한국교회가 초대교회의 모습을 보여줬으면 좋겠다. 나라와 민족을 잃고 갈 곳이라곤 교회밖에 없었던 한국교회 역사가 있다. 코로나19 사태를 통해 교회가 나라와 민족의 소망이 될 수 있길 바란다.

정리=최기영 기자 ky710@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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