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홍남기(사진)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확산되면서 정치권과 지방자치단체에서 연일 목소리를 높여온 ‘보편적 재난기본소득’ 도입에 대해 “사용처가 없는 돈이 될 수 있다”고 반박했다. 미증유의 위기 상황에서 경제를 진두지휘하는 경제부총리가 사실상 재난기본소득 도입에 반대 입장을 나타낸 것이어서 논란은 계속될 전망이다.

홍 부총리는 25일 페이스북에 “정책의 효과가 제대로 나기 위해서는 타이밍과 속도가 중요하나 어떤 상황에 어떤 순서로 정책을 펼쳐나갈 것인가도 관건”이라고 말했다. 이어 “일부 국가의 경우 영업장 폐쇄, 강제적 이동제한 등 경제 급정거(Sudden Stop)가 진행되는 상황에서 한편으로는 대규모 긴급부양책, 재난수당 지원을 병행하고 있다”며 “일각에서 실제 사용처가 없는 상태에서 돈을 푸는 엇박자 정책이 될 가능성도 지적된다”며 꼬집었다.

홍 부총리는 “급하더라도 긴급 방역, 마스크 대책, 재정·세제·금융 패키지, 지역경제 회복지원, 통화스와프, 금융안정까지 시퀀스(순서)에 맞게 전략적으로 대응 방안을 마련하고 추진하는 것이 코로나19의 경제 피해를 최소화하는 길이라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재난기본소득 도입을 위한 정치권의 압박은 갈수록 강해졌다. 일부 지자체는 자체 재원으로 현금을 지급할 것임을 이미 천명했다. 경기도는 전 도민에게 10만원, 부산 기장군·울산 울주군·경기 여주시도 전 군민과 시민에게 10만원을 지원한다. 서울시와 경남도는 중위소득 100% 이하 가구에 30만∼50만원을 지급할 예정이다.

특히 이 제도 도입에 가장 목소리를 높여온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지난 21일 홍 부총리를 향해 “전 국민 재난기본소득 지급을 대통령에게 건의해 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홍 부총리는 보편적 현금 지급이 맞지 않는다는 점을 분명히 하며 제동을 건 셈이다. 다만 기획재정부는 모든 사람에게 주기적으로 주는 전통적인 기본소득이 아닌 선별적, 한시적 지원 방식은 고려할 수 있다는 입장으로 알려졌다.

세종=전슬기 기자 sgju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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