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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했던 우리가족 주말… 교회 출석 후 따로국밥이 됐어요”

송길원-김향숙 부부의 ‘행복-가정-미래’ 헹가래 열전 <5>

2018년 경기도 양평 청란교회 수영로채플에서 교회 목회자와 부모들이 아이들을 끌어안으며 축복기도를 하고 있다. 하이패밀리 제공

“교회는 행복한 가정을 강조하면서 정작 가정을 이산가족으로 만들어 놓는 이유가 무엇입니까.”

가정사역을 시작한 지 몇 년 되지 않았을 때다. 교회 집회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이었다. 나를 일산까지 데려다주신 한 분이 뜬금없는 질문을 했다. 무슨 이야기인지 뜨악했다.

그분의 고백이 이어졌다. 자신은 교회 다니기 전엔 아주 행복했다고 했다. 주말이 있었고 영화관 전시회 음악회 등 문화생활과 외식도 자주 했다. 그런데 교인이 되고부턴 모든 시간이 교회 중심이었다. 더구나 교회는 왜 이리도 빨리 진급을 시켜주는지.

어느새 남전도회 회장, 안수집사, 교회 재정부 회계담당까지 맡았다. 주일날 교회에 가면 가족들은 뿔뿔이 흩어진다. 저녁 늦게 오면 아이들은 이미 잠들어 있다. 그분의 질문이 오래도록 우리 부부를 괴롭힐 줄이야. 아킬레스건이었다.

고민이 깊어졌다. 어느 날 통합예배에서 답을 찾았다. 호주에서 본 성공회예배당에서 힌트를 얻었다. 성가대의 구성이 놀라웠다. 어른들만 찬양하는 게 아니었다. 아이들도 함께 참여하고 있었다. 큰 충격이었다. 그때 가슴을 쳤던 성경 구절이 있었다.

“유다 모든 사람들이 그들의 아내와 자녀와 어린이와 더불어 여호와 앞에 섰더라.”(대하 20:13)

감히 루터의 벼락 사건엔 못 미치지만 나에게는 ‘하늘 벼락’이었다. 사도행전도 증거한다. “내가 어떻게 하여야 구원을 받으리까.”(행 16:30) 바울의 답은 명료하다.

“주 예수를 믿으라 그리하면 너와 네 집이 구원을 받으리라.”(행 16:31) ‘너’만이 아니라 ‘네 집’까지 포함된다. 집은 가옥이 아니다. 부부와 자녀 심지어 종까지 포함하는 가족을 말한다.

하이패밀리의 양평 시대가 열리면서 신학교 동기들이 교회를 시작할 것을 제안했다. 동기들의 주문은 명료했다. 그간 펼쳐 온 가정사역을 교회를 통해 완성해 달라는 것이었다. 피할 수 없었다. 이름도 얼굴도 잊힌 한 분이 오래전 건넨 질문에 이제 답할 차례였다.

'한 지붕 세 가족'은 더 안 됐다. 목표는 분명했다. ‘분절’이 아닌 ‘통합’, ‘다른 세대’가 아닌 ‘다음세대’였다. 그렇게 해서 ‘종교개혁 500주년 기념교회’로 세워진 청란교회는 ‘부자청’(부모 자녀 청소년)이 함께한다. 따로국밥이 아니다. 함께 식탁에 앉아 나누는 축제다.(시 128:1~6)

예배가 시끄럽지 않으냐고 묻는 이들이 많다. 내가 되묻는다. “예배가 꼭 절간처럼 조용해야 할 이유가 있나요?” “무덤가의 침묵보다 잔칫집의 흥겨운 노랫가락이 낫지 않아요?”

통합예배를 발견한 놀라운 진리가 있다. 아이들은 떠들면서도 다 듣는다. 그런데 정작 어른들은 조용하면서 안 듣는다. 통합예배를 통해 우리는 모두 타협과 양보, 수용과 배려, 인내를 배운다. 함께하는 예배는 서로에게 자극제가 된다. 자녀들은 부모들의 뒤 꼭지를 보면서 배운다. 부모가 하나님께 시선을 맞추고 기도하며 찬양하는 것을 본다.

이번엔 아이들이 참된 예배자로 선다. 예배 중 남몰래 훔치는 아빠의 눈물이 자녀들의 심장 박동이 된다. 엄마의 간절한 기도 소리가 아이의 꿈이 된다. 예배에는 언제나 자녀들을 향한 축복이 있다. 자녀들이 강단으로 올라선다. 청란교회 예배 중 가장 장엄한 순간이다. 함께 찬양한다.

“축복하소서~ 주님 두 팔로 안아 주소서” 두 팔 벌려 서로를 끌어안는다. 눈시울이 붉어진다. 이때 강단의 커튼이 열리며 빛이 들어온다. 하늘 문이 열린다. 하나님이 빙긋 웃으며 우리 모두를 안아주신다.

통합예배만이 아니다. 통합교육은 전인 교육이다. 지식을 전수하는 학교 교육과 다르다. 아이스브레이킹 시간에 편을 나누어 닭싸움한다. 동작이 날렵하고 힘이 좋은 아이가 순식간에 상대편 아이를 넘어뜨린다. 바닥에 넘어진 아이는 속상하다. 이긴 아이가 다가간다. 손을 내민다. 어깨를 토닥이며 말한다. “아프지 않아? 미안해.”

점수가 올라간다. 많이 넘어뜨린 쪽이 아니다. 넘어진 상대방을 얼마나 신속하게 잘 도와주는가가 승자의 기준이다. 넘어뜨린 아이와 넘어진 아이 둘 다 행복하다. 승자와 패자는 없다. 우리만 있을 뿐이다. 아이들은 배운다. 함께하면 어떤 누구도 ‘혼자’가 아니라는 것을. 함께하는 리더가 세상을 바꾼다. 예수 그리스도의 품성이 몸에 각인된다.

매달 마지막 주, 학부모 미팅을 한다. 소통과 공유의 시간이다.

“이번 달 주제가 공감이에요. 수아가 마음 상해 울고 있는데 윤슬이가 다가가 끌어안고 달랬어요. 가정에서도 이 주제로 자녀들에게 다가갈 방법을 함께 찾아보죠.” 가정과 교회의 협업이다. 이번에는 부모가 가정에서의 교사가 된다. 자녀들의 부모 인식이 곧 신(神) 인식이 된다. 공감의 대가인 예수님을 만난다.

자연과 예술은 치유다. 손발 얼굴 등 물감이 묻은 몸으로 대형 도화지 위에서 마음껏 뒹굴며 뛰논다. 세상에서 가장 큰 한 폭의 명화가 탄생한다. 그뿐인가. 풀벌레 소리를 듣고 올챙이를 잡는다. 흙놀이로 성을 쌓고 집을 짓는다. 생태학자가 되고 훌륭한 건축가가 된다.

꽃처럼 피어나는 아이들 속에는 하나님의 신비로운 창조세계가 있다. 감탄하다 감동하고 끝내 감사로 한 주일을 마친다. 텅 빈 다른 세대가 아닌, 꽉 찬 다음세대가 열린다.

청란교회와 함께하는 하이패밀리의 가정사역은 지금도 현재진행형이다.


송길원-김향숙 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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