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마드리드 소재 히메네스 디아스 병원 앞에서 24일(현지시간) 시민들이 보내는 감사의 박수에 의료진이 화답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스페인이 제2의 이탈리아가 되고 있다. 누적 사망자 수는 중국을 넘어섰고, 의료진 수천명이 감염돼 의료체계도 붕괴 직전이다.

스페인 보건부는 25일(현지시간) 자국의 코로나19 사망자가 24시간 동안 738명 늘었다고 밝혔다. 22일 394명, 23일 462명, 전날 514명에 이어 연일 폭발적으로 사망자가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누적 사망자 수는 3434명으로 집계돼 바이러스 발원지인 중국(3281명)보다 많아졌다. 6820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이탈리아에 이어 전 세계에서 두 번째로 높은 수치다. 코로나19로 하루 700명 이상이 숨진 것은 이탈리아 외에는 스페인이 처음이다. 치사율은 전날 기준 6.8%에서 7.2%로 올랐다. 사망자 폭증에 수도 마드리드의 시립 장례식장은 전날 장비 부족으로 더 이상 코로나19 희생자를 수용할 수 없다고 밝혔다. 시 정부는 시내 공공 아이스링크를 임시 영안실로 사용하기로 했다.

확진자도 전날보다 7937명이 늘어 총 4만7610명으로 집계됐다. 20%나 증가한 수치다.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는 하원에 국가 비상사태 조치를 2주 더 연장해 달라고 요청할 예정이다. 특히 스페인 코로나19 확진자의 14%는 의료 종사자들인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전체 확진자 중 의료진 비율이 두 자릿수를 차지한다고 보고한 다른 국가는 없다”고 전했다.

의료진 감염이 확산되고 있는 주된 이유는 이들 지역에 마스크, 장갑, 가운 등 의료진을 보호할 기초적인 의료물품이 공급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마드리드 일부 병원은 지난주 중반부터 더 이상 환자를 수용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외과의사이자 마드리드의사협회 사무차장인 앙헬라 에르난데스 푸엔테는 “바이러스 대응 상황에서 나타난 잘못을 숨기는 데 정치적 수사가 사용돼선 안 된다”면서 “국가적으로, 그리고 지역적으로 나타나고 있는 문제들을 ‘우리는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하고 있다’ 또는 ‘우리는 지금 전시 상황에 있다’는 변명으로 덮을 수 없다”고 비난했다. 이어 “상황은 더 좋아질 수 있고, 그래야만 한다”면서 “지금은 전시 상황이 아니라 전염병에 대한 대응이 최악인 상황”이라고 꼬집었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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