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1월부터 2020년 2월까지 26개월간 유권자들의 세대별, 성별 정당 지지율은 큰 폭으로 요동쳤다. 문재인정부 출범 이후 고공행진을 벌인 더불어민주당 지지율은 전 세대에서 비슷하게 2018년 6월 지방선거를 기점으로 정점을 찍고 하강 곡선을 그려 왔다. 반면 보수 정당인 미래통합당(옛 자유한국당) 지지율과 지지정당 ‘모름·없음’이라고 답한 무당층 비율은 세대별 양상이 확 달랐다. 전문가들은 21대 국회의원 투표까지 남은 20일간 20대 무당층과 더불어 50대 지지율 향배에 주목하고 있다. 민주당 지지가 확고한 30, 40대, 보수층 손을 들어준 60대 이상과 달리 50대에선 민주당과 통합당의 지지율 격차가 줄어드는 추세다. 이념보다 자기 이익에 따라 투표하는 경향이 강한 이들을 어느 정당이 끌어안을지가 중요하다는 분석이다.

국민일보가 26개월간 여론조사기관 한국갤럽의 정당 지지율 조사 결과를 세대별, 성별로 분석한 결과 무당층 비율은 20대에서 가장 높았다. 다른 세대에서 보이지 않는 성별차가 유난히 크게 드러나는 점도 20대의 특징이다. 20대 남성의 민주당 지지율이 6·13 지방선거 때 53%로 정점을 찍고 지속적으로 하락해 왔다. 하지만 20대 여성의 민주당 지지율은 이른바 ‘조국 사태’가 불거진 지난해 하반기에도 40%대를 유지했다.


다만 올해 들어 20대 여성의 민주당 지지율이 32%로 뚝 떨어지며 무당층이 확 늘어난 점은 눈여겨볼 만한 대목이다. 코로나19 사태 등이 겹치면서 지난달 20대 여성의 무당층은 54%로 남성(47%)보다 높았다. 그럼에도 20대 여성에서 통합당 지지율은 10% 이상 올라간 적이 없다.

전문가들은 20대와 더불어 50대를 이념보다 세대 관련 의제에 민감한 세대라고 평가했다.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가 지난달 유권자 핵심의제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 20대와 50대의 세대 관련 이슈 선호현상이 심화된 것으로 조사됐다. 20대에선 23.7%가 청년실업 및 주거대책 마련을 핵심의제로 꼽았다. 50대에서는 서민 살림살이의 질 향상이 21.8%로 집계됐다. 매니페스토실천본부 측은 남은 기간 실질적인 민생 의제에 관심이 높은 이들의 표심을 어느 정당이 잡을지가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현재 50대는 실제로 역대 선거 때마다 이슈에 따라 여야 지지층을 바꿔왔던 세대이기도 하다. 한국갤럽 허진재 이사는 25일 “지금 50대는 2012년 대선에서 박근혜 대통령 후보 편을 들어서 보수 집권을 연장해준 세대였다”며 “30, 40대 및 60대와 달리 정파논리보다 공약이나 정책을 보고 움직이는 사람이 많아 남은 기간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30, 40대와 60대 이상에서는 진영에 따른 지지세가 뚜렷했다. 특히 지난 26개월간 30, 40대는 단 한 번도 민주당 지지율이 40% 아래로 떨어진 적이 없다. 이른바 ‘콘크리트 지지층’에 가깝다. 이 세대의 통합당 지지율 역시 20%대 이상 올라가지 못한 채 맴돌고 있다. 민주당과 통합당의 격차가 좀처럼 좁혀지지 않을 것이란 얘기다. 전문가들은 30, 40대의 경우 ‘586세대’처럼 동질적인 세대적 특성을 공유하지 않았음에도 노무현 전 대통령 시절과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 시대를 거치면서 확실하게 진보층을 떠받치고 있다고 분석한다.

촛불혁명 이후 여론 지형이 달라지면서 60대 이상에서도 여당 지지율이 보수 정당보다 배나 높았다. 2018년 6월 지방선거 당시에는 60대 이상 노년층에서 민주당 지지율(44%)이 한국당 지지율(22%)보다 더블스코어였다. 지지율 역전 현상은 2018년 12월부터 시작됐다. 그해 11월 문 대통령의 아들 문준용씨 취업 특혜 논란 등이 재차 불거지면서 여권 내 권력 다툼이 두드러지던 때다. 갤럽 측은 그해 하반기 최저임금, 일자리, 소득주도성장 및 부동산대책 논란이 커지면서 대통령 직무평가와 더불어 여당 지지율에도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했다. 또 2018년 4월 판문점 남북 정상회담, 9월 평양 남북 정상회담을 끝으로 한반도 평화 이벤트 효과가 빠지면서 지지율이 과거 양상대로 회복된 것으로 풀이했다. 특히 지난해 10월 조국 사태가 불거졌을 당시에는 민주당 지지율 25%, 통합당 지지율 44%로 차이가 컸다.

이와 관련, 세대 연구 전문가인 전상진 서강대 교수는 60대를 ‘시간의 실향민’이라는 용어로 설명했다. 전 교수는 “이들은 박정희 전 대통령과 육영수 여사,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서 ‘세대 정체성’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라며 “산업화 시절이 그들의 존재 이유이자 자부심의 근거가 됐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박 전 대통령 탄핵을 거치며 자신들의 정체성이 파괴되면서 분노하고, 오히려 갈수록 단단한 ‘정체성 집단’으로 진화하는 상태로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들이 소위 ‘계급배반 투표’ 이야기를 들으면서도 보수 진영에 표를 주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는 것이다.

김나래 이현우 기자 nara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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