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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번방 사건 재발 방지 위해 생명존중 성교육 시급”

기독교계 상담 전문가들 한목소리… 피해자 치유 프로그램 마련도 절실

한 시민이 25일 서울 종로경찰서에서 ‘n번방’ 운영자 및 가담자에 대한 강력 처벌을 촉구하는 손팻말을 들고 있다. 윤성호 기자

미성년자 등을 협박해 성 착취 동영상을 찍은 뒤 유포한 ‘텔레그램 n번방’ 사건이 국민적 공분을 사고 있다. 교계 상담 전문가들은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씨는 억압을 잘못 표출한 사이코패스 유형의 중독증 환자라고 분석했다. 재발 방지를 위해서는 마음을 치유하는 프로그램과 생명 존중의 성교육이 시급하다고 제안했다.

한국가정치유상담연구원장 최귀석 목사는 26일 국민일보와 통화에서 “조씨의 행동은 어린 시절 성폭력을 당했거나 강한 자에게 반항할 수 없는 억압을 받은 뒤 성인이 돼 쌓인 분노를 폭발시킨 ‘사이코패스’ 유형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조씨가 봉사활동을 한 이력에 대해선 “자신이 밤에 하는 나쁜 행동을 위장하거나 자신의 행동에 대한 마음을 보상받기 위한 심리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또 “심리적으로 공허하고 답답한데 분노 표출 방법을 모르는 사람들이 조씨처럼 성도착증에 빠질 확률이 높다”면서 “n번방 26만명 회원 중에도 조씨와 같은 유형이 많을 것이다. 증상이 약할 뿐이다. 가정이나 사회에서 받은 나쁜 영향으로 분노가 잘못 표출됐다”고 말했다.

정태기 치유상담대학원대 총장도 “n번방 사건은 결국 성 중독 문제”라며 “조씨는 어린 시절 가정에서 받은 상처를 치유하지 못해 정신적으로 왜곡된 중독증 환자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재발 방지를 위해선 올바른 성교육과 함께 상한 심령을 치료하는 교회의 역할이 절실하다고 제안했다. 최 목사는 “어릴 때부터 부모에게 건강한 성교육을 받는 게 필요한데 부모들도 무지한 상황에서 학교에만 맡기고 있다”며 “교회와 사회기관이 연합해 생명을 존중하는 성교육을 시행하는 게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고병인 고병인가족상담연구소장은 “교회가 사람들의 상한 마음을 치유하는 전략 요충지로서 섬기는 일을 감당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피해자 보호와 치유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기독교중독연구소 청소년교육위원 정혜민 목사는 “말할 수 없는 고통을 당한 피해자들이 다시 일어날 수 있도록 사회적 지원도 함께 가야 한다”며 “어렵게 피해 사실을 밝혔음에도 이들이 보호받지 못한다면 악순환이 계속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국YWCA연합회와 한국YWCA전국연맹,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등은 성명을 발표하고 정부와 수사기관에 주동자와 가담자 전원 처벌, 피해자의 일상 복귀 지원, 디지털 성범죄 관련 국책기구 마련 등을 요구했다.

한국YMCA는 “가해자를 재생산하는 남성 위주의 성 착취 연대에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면서 “가해자들을 향해 들끓는 한시적 분노가 아니라 성 평등을 향한 새로운 길을 만들기 위한 시민사회 단체의 역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아영 우성규 임보혁 기자 singforyou@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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