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폭침 10주기인 26일 경기도 평택 해군 제2함대사령부의 천안함 46용사 추모비 앞에서 고 민평기 상사의 어머니 윤청자 여사가 아들 흉상을 어루만지고 있다. 이곳에서 거행된 10주기 추모식에서 폭침 당시 생존한 김윤일 예비역 병장은 “오늘만은 사랑하는 전우 46명의 이름을 목놓아 불러보고 싶다”며 전우들의 이름을 모두 호명했다. 국방부 제공

“이창기 전탐장님, 최한권 전기장님, 김태석 내기장님…오늘만은 사랑하는 전우 46명의 이름을 목 놓아 불러보고 싶습니다.”

예비역 병장 김윤일(32)씨는 26일 경기도 평택 해군 제2함대사령부에서 열린 천안함 46용사 제10주기 추모식에서 ‘롤콜(roll call)’을 맡았다. 롤콜은 희생자의 이름을 빠짐없이 부르는 것으로, 이들을 잊지 말자는 의미를 담고 있다.

천안함 폭침 사고의 생존 장병인 김씨는 “그리움과 아픔, 분노라는 마음의 파도를 묵묵히 잠재우고, 전우들이 못다 이룬 꿈과 사랑을 실천하기 위해 하루하루를 살아왔다”고 말했다. 이어 “그대들의 피로 지킨 이 바다는 오늘도 굳건히 지켜지고 있음을 자랑스럽게 말하겠다”며 경례했다.

정경두 국방부 장관이 26일 경기도 평택 2함대사령부에서 열린 천안함 46용사 제10주기 추모식에서 추모사를 하고 있다. 정 장관은 “우리 국민과 군은 조국의 바다를 수호하다 산화한 46용사의 거룩한 희생이 영원히 기억되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방부 제공

천안함 사고 이후 10년이 지났지만 많은 이들은 여전히 당시 일들을 기억한다. 행사를 주관한 정경두 국방부 장관은 추모사에서 “대한민국 전체가 충격과 슬픔에 잠긴 그날의 기억과 감정이 아직도 어제 일처럼 생생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효심 지극했던 아들을 사랑하는 남편을 한없이 자상했던 아빠를 떠나보낸 유가족 여러분들, 형제와 같은 전우를 잃고 몸과 마음에 큰 상처를 안고 살아가는 58명의 생존 전우들에게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당시 사고에서 살아남은 장병들은 여전히 외상후 스트레스장애(PTSD)에 시달리고 있다.

정경두 국방부 장관은 추모사를 통해 “차기 한국형 호위함 중 한 척을 천안함으로 명명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며 “새로운 모습으로 부활하는 천안함이 해역 함대의 차기 주력 전투함으로서 거친 파도를 가르며 당당하게 대한민국의 바다를 지켜나갈 그 날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번 조치는 정 장관이 천안함 유족 및 관련 단체의 희망을 적극적으로 수용해 천안함 함명 제정 검토를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울산급 배치(Batch)-Ⅲ’ 사업으로 건조되는 3500t급 신형 호위함은 2024년부터 해군에 인도된다. 이 호위함 중 하나가 천안함으로 명명될 것으로 보인다. 신형 호위함은 길이 129m, 너비 15m, 무게 3500t이다.

이날 추모식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우려해 예년보다 작은 규모로 치러졌다. 유가족, 생존 장병과 정 장관, 심승섭 해군참모총장, 이병구 보훈처 차장, 손정목 천안함재단 이사장 등 150여 명의 인원만 참석했다. 정 장관은 “더 많은 분들과 함께 행사를 개최하는 것이 도리”라며 “매우 안타깝고 송구하다”고 말했다.

제2연평해전, 천안함 사건, 연평도 포격 도발 사건 희생자를 함께 기리는 ‘서해수호의 날’ 기념식은 27일 국립대전현충원에서 개최된다. 정부는 서해 수호 55용사를 기리고, 국토 수호 의지를 다지기 위해 2016년부터 3월 넷째 금요일을 서해수호의 날로 지정했다. 해군 초계함 천안함은 2010년 3월 26일 백령도 서남방 해상에서 경계 임무를 수행하던 중 북한 잠수정의 어뢰 공격으로 침몰했다. 승조원 46명이 전사하고 58명이 구조됐다.

문동성 기자 theMoo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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