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 대표가 2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자택에서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를 만나 통합당 총괄선거대책위원장직을 수락한 뒤 기념촬영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종인 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가 4·15 총선을 20일 앞둔 26일 미래통합당 선거 사령탑을 맡기로 했다. 여야를 넘나들며 총선 승리를 이끌었던 그가 통합당 구원투수로 다시 등판한 것이다. 다만 김 전 대표가 이번에 비교적 늦게 선대위 지휘봉을 잡았기 때문에 폭발력 있는 총선 변수로 작용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김 전 대표는 문재인정부의 경제 실패론을 띄울 것으로 예상된다. 그는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지금 대한민국이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비상적인 경제 상황을 만났다”며 “이것을 극복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경제 문제는 국민이 피부로 느끼는 것이어서 굳이 설명할 필요도 없다”고 강조했다. 통합당이 지지를 받지 못하는 데 대해선 “그동안 여러가지 잡음이 많았기 때문”이라고 답변했다. ‘필승 카드’를 묻는 말엔 “지금 메시지를 낸다면 아무런 재미가 없다”면서 말을 아꼈다.

김 전 대표는 “황교안 통합당 대표께서 상당히 절박하게 요구했다”고 통합당 합류 이유를 밝혔다. 이날 오전 황 대표는 서울 종로구 김 전 대표 자택을 찾아가 삼고초려하는 모습을 보였다. 박형준 통합당 공동선대위원장은 “나라를 구하기 위해 총선 승리를 해야 하는 데 동참해 달라고 간곡히 호소했고, 김 전 대표가 흔쾌히 총괄선대위원장직을 수락했다”고 설명했다.

통합당 선대위는 김 전 대표와 황 대표가 총괄선대위원장을 함께 맡되 사실상 ‘김종인 원톱’ 체제로 운영될 예정이다. 황 대표는 서울 종로 선거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당내에선 김 전 대표의 풍부한 선거 경험에 기대하는 분위기다. 김 전 대표는 2012년 새누리당(통합당 전신) 국민행복추진위원장 겸 경제민주화추진단장을 맡아 19대 총선과 18대 대선 승리를 이끌었다. 그러나 20대 총선에선 민주당 승리를 이끌며 새누리당에 패배를 안겼다. 당 관계자는 “김 전 대표는 선거판 흐름을 잘 읽어 표심을 요동치게 하는 메시지를 던질 수 있을 것”이라며 “민주당의 약점을 잘 알고 있다는 것도 장점”이라고 호평했다.

하지만 김 전 대표의 영입 시점이 늦어진 탓에 별 효과를 보기 어렵다는 지적도 뒤따른다. 김 전 대표는 총선을 17일 앞둔 오는 29일에야 공식 업무를 시작한다. 4년 전에는 20대 총선을 89일 앞두고 민주당 선대위원장을 맡았었다. 통합당에선 ‘차르’(러시아 절대군주)라는 별명이 붙을 만큼 자기 주장이 강한 김 전 대표가 갈등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도 없지 않다. 79세 고령인 데다 여야를 오간 행보에 그의 정치적 상품성이 이미 유통기한을 넘겼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김경택 기자 ptyx@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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