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마포구 서울여자고등학교에서 교사가 온라인 수업 예행연습을 하는 모습. 연합뉴스

정부가 초·중·고교 개학을 놓고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으면서 자칫 개학을 강행할 경우 대규모 감염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이에 정부는 추가 개학 연기와 온라인 개학이라는 두 가지를 방안을 놓고 저울질하고 있다.

정부는 초·중·고교 개학을 당초 2일에서 9일로, 이어 23일로, 또다시 다음 달 6일로 세 차례 미뤘다. 하지만 내부적으로 다음 달 6일 개학을 하더라도 학생들을 등교시키지 않겠다는 방침을 사실상 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는 일단 추가 개학 연기를 유력하게 검토 중이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본부장은 29일 브리핑에서 개학과 관련해 “방대본 입장에서는 집단 행사나 이런 실내 밀폐된 집단적인 모임을 하는 것은 위험도가 아직은 있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정 본부장은 이런 입장을 이미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회의에도 전달했다고 밝혔다.

방역 당국의 이런 판단은 코로나19 미성년 확진자 증가세가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방대본에 따르면 코로나19 확진자는 지난 23∼27일 닷새 사이에 8961명에서 9332명으로 371명 늘었다. 같은 기간 미성년자 확진자도 매일 증가했다.

0∼19세 확진자는 23일 563명, 24일 573명, 25일 580명, 26일 594명, 27일 604명이었다. 닷새 사이에 41명이 늘어나 600명을 넘어섰다.

이에 학부모와 교사들은 학생 등교에 부정적인 입장이다. 교육 플랫폼 기업 NHN에듀의 학교 알림장 앱 ‘아이엠스쿨’이 최근 학부모 4만여명을 설문 조사한 결과 “7일 이상 신규 확진자 발생이 없어야 자녀를 안심하고 학교에 보낼 수 있다”고 응답한 학부모가 39.2%로 가장 많았다. 교사단체인 좋은교사운동이 지난 26~27일 유치원과 초·중·고교 교사 4200명을 상대로 한 설문 조사에선 73%가 감염 예방을 위해 ‘개학을 4월 6일 이후로 연기해야 한다’고 답했다.

개학 추가 연기는 법적으로 가능하다. 현행 초중등교육법 시행령은 법정 수업일수를 최대 10% 내에서 감축할 수 있다. 따라서 수업일수를 법정 한도까지 감축하면 개학일은 최대 4월 17일까지 미룰 수 있다.

그러나 문제는 이럴 경우 올해 교육과정 전반이 큰 타격을 받게 된다는 점이다. 당장 대입 수시 모집 일정과 대학수학능력시험일의 일정을 조절해야 한다.

이에 정부는 원격 수업을 정규 수업으로 인정하는 ‘온라인 개학’도 검토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가 지속될 경우를 대비해 1학기 전체를 온라인으로 진행할 가능성까지 염두에 두고 있다. 교육부 관계자는 “한 학기 전체를 원격수업으로 해야 할 경우도 대비해서 기본적인 초안은 만들어 놓았다”고 밝혔다.

하지만 학교 현장에서는 온라인으로 수업을 진행할 준비가 돼 있지 않다는 우려가 나온다. 교사의 온라인 강의 능력 여부에 따라 수업의 질이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정부는 지역별, 학교급(초·중·고), 학년별로 온라인 개학과 등교 개학을 섞는 방식도 고려하고 있지만 형평성 문제가 불거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교육부 관계자는 “고려할 요소가 너무 많아 결정하기 쉽지 않다”며 “상황을 지켜보고 (개학 여부를) 30일 혹은 31일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모규엽 이도경 기자 hirt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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