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의 울산시장 선거개입 의혹 사건 수사 중 극단적 선택을 했던 전직 청와대 민정비서관실 특별감찰반원의 휴대전화 잠금장치가 사망 4개월 만에 해제됐다. 검찰은 백원우(사진)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 휘하에서 일했던 이 검찰 수사관의 휴대전화에 청와대의 하명 수사 및 선거개입 증거가 담겼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오래도록 잠금장치를 풀어 왔다. 총선 이후 재개될 검찰 수사 과정에서 이 휴대전화가 큰 열쇠가 될 것이라는 해석도 제기된다.

30일 검찰에 따르면 대검찰청 디지털포렌식센터(NDFC)는 청와대 민정비서관실 출신 백모 수사관이 사용하던 아이폰 휴대전화의 잠금장치를 최근 해제하는 데 성공했다. 지난해 12월 1일 백 수사관이 사망한 지 약 4개월 만이다. 검찰은 해외에서 기계를 들여와 수많은 숫자를 대입해 가며 비밀번호 해제 작업을 해 왔다. 검찰은 아이폰 속에서 그의 과거 통화내역, 녹음파일, 사진 등 증거를 확보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백 수사관이 숨진 직후부터 법조계에서는 이 휴대전화가 울산시장 선거개입 사건의 한 증거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다. 백 수사관은 2018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울산경찰청이 김기현 전 울산시장의 측근들을 수사하던 당시 울산에 방문한 일이 드러났었다. 경찰의 김 전 시장 측 수사 자체가 송철호 울산시장 측의 첩보와 청와대의 하명에 따른 것으로 나타난 상황에서 이른바 ‘백원우 별동대’의 울산 방문은 비상한 관심을 끌었다.

청와대는 백 수사관의 울산 방문에 대해 “‘고래고기 사건’으로 벌어진 검경 갈등을 해결하기 위했던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검찰 안팎에서는 “참고인이던 백 수사관이 고래고기 사건 민심 청취 이력 때문에 극단적 선택까지 했겠느냐”는 의구심이 제기됐다. 정치권에서 검찰의 강압수사 및 별건 수사 지적이 이어지자 검찰에서 “누가 누굴 죽였다고 하느냐”는 격앙된 반응이 나오기도 했다.

백 수사관의 비극이 각기 재해석되는 상황에서 그의 휴대전화를 둘러싸고 수사기관의 신경전도 벌어졌다. 검찰은 백 수사관이 숨진 직후 변사 사건을 수사하던 서울 서초경찰서를 압수수색해 그의 아이폰을 확보했다. 이후 경찰이 백 수사관 아이폰을 되찾기 위해 검찰을 압수수색하겠다고 했으나 검찰이 경찰 신청 영장을 기각했다. 검찰은 휴대전화 속 내용을 경찰과 공유할 수 없다는 입장을 보였지만 비밀번호 잠금을 해제한 사실은 경찰에 알린 것으로 전해졌다.

윤석열 검찰총장은 총선 이전까지 울산시장 선거개입 사건 수사와 관련해 극도의 보안을 유지하라고 지시한 상태다. 검찰은 총선 뒤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 등 청와대 윗선의 사건 관여 여부에 대해 수사를 재개한다.

법조계는 백 수사관의 휴대전화가 향후 중요한 열쇠가 될 것으로 본다. 검찰 출신 한 변호사는 “청와대 관계자들과의 통화내역이 담긴 자료에 대해 청와대가 압수수색에 응하지 않는 상황에서 핵심 증거가 아니겠냐”고 말했다.

구승은 허경구 기자 gugiza@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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