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00㎞에 이르는 한반도 생태계의 핵심축, 백두대간의 자생식물을 보존하고 고산식물에 대한 수집과 연구를 주목적으로 탄생한 수목원.’ 바로 경북 봉화군 춘양면에 자리 잡은 국립백두대간수목원이다. 206㏊ 달하는 전시원은 암석원, 야생화언덕, 만병초원, 백두대간 자생식물원 등 총 33개의 다양한 주제 전시원으로 구성돼 무려 3145종의 식물을 보유하고 있다.

금강소나무 군락지가 있는 4973㏊의 산림생태 보전지역 등 총 관리면적이 5179㏊ 규모로 아시아 최대를 자랑한다.

천혜의 자연환경 속에서 아름다운 자생식물을 관람할 수 있는 이 수목원은 ‘호랑이 숲’과 ‘시드볼트’, ‘암석원’이 대표적 자랑거리다. 수목원 관계자는 “세 가지 자랑거리가 ‘생물 다양성 보존’이라는 정체성을 대표하고 있어 큰 의미를 지닌다”고 말한다.

경북 봉화군 춘양면에 자리 잡은 국립백두대간수목원은 백두대간의 자생식물을 보존하고 고산식물에 대한 수집과 연구를 주목적으로 탄생한 수목원이다. 이 수목원의 3대 자랑거리 중 하나인 ‘호랑이 숲’. 백두대간수목원 제공

수목원의 첫 번째 자랑거리는 단연 ‘호랑이 숲’이다.

과거 백두대간을 호령하던 백두산 호랑이는 1900년 무렵까지 한반도에서 쉽게 볼 수 있었지만 1920년대 이후 우리나라에서 자취를 감췄다. 백두대간 산맥에 간간히 보이는 ‘호식총’(호랑이에 물려죽은 사람의 묘)은 백두대간이 호랑이의 주 서식처였다는 사실을 뒷받침한다.

현재 멸종위기 야생생물 1급 보호 동물로 지정된 백두산 호랑이를 자연생태에 가까운 넓은 방사장에서 볼 수 있도록 수목원 내 ‘호랑이 숲’(크기 4.8㏊, 축구장 7개 크기)을 조성했다. 이곳에는 활동적인 호랑이를 직접 볼 수 있어 방문객들의 1순위 관람 장소다.

현재 5마리의 백두산 호랑이가 ‘호랑이 숲’을 지킨다. 두만(수컷 19살), 한청(암컷 15살), 우리(수컷 9살), 한(수컷 7살), 도(암컷 7살) 등이 주인공이다.

수목원의 3대 자랑거리 중 하나인 ‘시드볼트’. 백두대간수목원 제공

두 번째 자랑거리는 ‘시드볼트’(Seed Vault)다.

시드볼트는 시드(Seed 종자)와 볼트(Vault 금고)가 합쳐진 단어로 종자를 보관하는 금고라는 의미다. 국내뿐만 아니라 전 세계 야생식물종자 보전을 위해 국립백두대간수목원에 종자저장고가 설립됐다. 아시아에서 최초이며 세계에서는 두 번째다.

시드볼트는 종자를 저장한다는 측면에서는 종자은행(Seed Bank)과 동일하지만 저장목적과 기간이 다르다. 종자은행은 일반적으로 연구나 증식을 목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중·단기적으로 저장하는 시설이다.

반면, 시드볼트는 기후변화나 전쟁, 핵폭발 등 예기치 못한 지구차원의 대재앙에 대비해 야생식물의 멸종을 막는 목적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종자의 보관기간은 영구적이다.

이곳 시드볼트는 기후변화, 자연재해, 핵폭발 등 재난에 대비해 식물유전자원을 안전하게 보관할 수 있도록 지하 46m, 길이 130m에 4300㎡ 규모의 터널형으로 조성됐다. 지하터널에 설치된 종자저장 시설은 영하 20도, 상대습도 40% 이하에서 최대 200만점까지 저장이 가능하다. 현재 국내·외 50여개 기관에서 약 5만5000점(2020년 3월 기준)의 종자를 수탁 받아 영구보존하고 있다.

수목원의 3대 자랑거리 중 하나인 ‘암석원’. 백두대간수목원 제공

세 번째 자랑거리는 ‘암석원’이다.

생태적으로 수목한계선 주변에 자라는 식물들을 암석 위 또는 암석 주변에 자연스럽게 식재해 전시 및 보전하는 전시원이다. 토양조건별로 식재기반을 조성하고 수종을 구분해 조성한 것이 포인트다. 암석으로 뒤덮인 회색의 색감을 사계절 푸른 한지형 잔디로 완화해 주며 색의 대비효과를 나타낸 공간이다.

다양한 주제 전시원도 마련됐다. 봄철에는 휴(休) 가든, 무지개정원, 꽃나무원과 거울연못에서 튤립, 수선화, 앵초, 미선나무 등 다채로운 봄 식물과 만날 수 있다. 여름과 가을에는 수련정원과 무지개정원, 야생화언덕, 잔디언덕에서 대규모의 털부처꽃, 긴산꼬리풀 경관과 쑥부쟁이, 구절초 등 국화류 식물을 통해 생동감 있는 계절과 만나게 된다.

관람객과 지역주민을 위한 다양한 기획전시회와 문화행사도 준비 중이다.

새우난초 전시회, 백두대간 곤충 특별전, 무궁화 동양화 작품전 등 다양한 실내 전시와 열대수련, 가을 국화 등 실외 전시회를 통해 자연의 아름다움과 소중함을 느낄 수 있다.

자생식물을 주제로 다양한 해설·교육·체험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대국민 참여를 위한 행사로 ‘제4회 국립백두대간수목원 사진콘테스트’가 진행 중이며(10월 5일까지 접수, 홈페이지 참조), 사생대회, UCC 공모전, 민화 속 호랑이 목 조각 등 다양한 대국민 공모전도 개최할 예정이다.

방문객과 지역주민들을 위한 초청음악회, 인형극, 버블쇼, 마술쇼 등 다양한 문화 공연도 진행한다.

봄이 찾아온 4월의 국립백두대간수목원은 잔털벚나무, 너도바람꽃, 노루귀 등 다양한 꽃들이 고개를 내밀었다. 예년보다 이른 봄을 놓친 분들에게는 전시원의 다양한 식물을 통해 아쉬움을 충분히 달래볼 수 있다.

수목원은 앞으로도 생물다양성 보존을 위한 연구와 더불어 문화·휴양의 공간으로서 국민들에게 최고의 힐링 공간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준비 중이다.

국립백두대간수목원 구본광 대외협력팀장은 “수목원은 다양한 식물과 함께 자연을 즐길 수 있는 국내 최고의 휴양 장소로 거듭나고 있다”며 “맑은 공기와 여유를 즐길 수 수목원에서 가족들과의 소중한 시간을 가져볼 것”을 권유했다.


▒ 김용하 수목원관리원 초대이사장
“국민에게 다가가는 정원 문화 선도… 산림자원 보존 주도할 것”

“차별화된 수목원 조성과 국내 정원 산업육성을 통한 국민복지 향상이 저희들의 사명이자 목표입니다.”

김용하(사진) 한국수목원관리원 초대이사장(국립백두대간수목원장 겸임)은 국민들에게 다가가는 식물 및 정원문화를 선도하고 전 세계 산림자원보존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국수목원관리원은 2017년 5월 수목유전자원의 보전 및 자원화를 위해 기후 및 식생대 별로 조성한 국립수목원을 운영·관리함으로써 국민의 삶의 질 향상과 국민 경제 발전에 이바지하기 위해 설립됐다.

기후·식생대별로 국립백두대간수목원(경북 봉화), 국립세종수목원(7월 설립), 국립새만금수목원(2026년 완공) 등 3개의 국립수목원을 통합 운영·관리하는 전담기관이다.

이 가운데 국립백두대간수목원은 백두대간의 자생식물 및 국내·외 고산식물을 수집·보존·증식하는 것이 주된 임무다. 시드볼트, 호랑이 숲 등이 대표적인 생물유전자원보존 시설이다.

국립세종수목원은 온대중부권역 자생식물의 보존·증식 기능과, 정원문화 활성화를 위한 도심형수목원이다. 정원분야의 체계적 교육 뿐 아니라 사계절 전시온실, 분재원, 한국전통정원 등을 활용한 새로운 전시를 기획하게 된다.

국립새만금수목원은 국내·외 해안식물을 수집·보존·연구하는 해안형 수목원으로 주성된다. 국내·외 해안 및 도서식물을 보존할 수 있는 전시원 조성을 위해 현재 기본설계 및 생육기반 모니터링 연구를 진행 중이다.

김 이사장은 한국수목원관리원은 전문 연구진을 통해 자생식물의 산업화를 위해서도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2월 헬스밸런스㈜와 연계해 도라지를 활용한 건강 기능성제품 ‘천지양 명품도라지 인후보감’을 출시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지난해 7월에는 ㈜엔에스비와 봉화군과 백두대간 자생식물 산업화 공동연구를 통해 가래나무 수액, 털부처꽃을 활용한 ‘비피테라 듀이 스킨 미스트’와 ‘비피테라 베리어 크림’ 화장품 2종을 개발해 판매하고 있다.

김 이사장은 “우리나라 수목원의 역사는 선진국에 비해 짧지만 설립 이래 산림생물유전자원의 수집·보존, 연구, 교육 체험 프로그램 운영을 통해 선진국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기 위해 최선을 다 하겠다”고 강조했다.

봉화=김재산 기자 jskimkb@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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