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와 농촌교회] “온라인 예배가 뭐여?”… 공동체에 거리감

‘현장예배 제한’에 목회 활동 막막

전북 김제의 한 예배당 모습. 평일에도 동네 사랑방이 돼 주던 공간이 코로나19 사태 후 적막함이 가득한 공간이 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어려움을 겪는 농어촌교회가 많아지고 있다. 도시에선 많은 교회가 온라인예배에 동참했지만, 농어촌교회는 대응에 애를 먹고 있다.

“요즘 맘이 참 거시기허죠. 교회 주변엔 코로나19 감염자가 없어서 예방 수칙을 지키며 예배를 드렸는데 도시 사는 자녀들이 하루에도 몇 번씩 전화를 준다네요. 교회 가지 말라고요. 지난주일 강단에선 ‘정 불안하고 자녀들 걱정시킬 거 괴로우시면 한두 번 쉬셔요’ 하고 안내했는데 가슴팍이 꽉 맥히는 거 같더라고요(한숨).”

전북 김제에서 사역하는 A목사의 목소리엔 막막함이 느껴졌다. 수십 년째 동네 주민들의 사랑방이었던 예배당은 최근 몇 주 사이 추수 끝난 논처럼 을씨년스러워졌다. 주일예배 후 음식을 먹으며 도란도란 정을 나누던 모습도 사라졌다. A목사는 “사회적 거리 두기가 확산되는 동안 농촌교회에선 ‘공동체적 거리감’이 생겼다”고 했다.

주일 예배당을 찾는 성도 수는 3분의 1로 줄었다. 온라인예배 얘길 꺼내자 “온라인이 다 뭐여요”란 답이 돌아왔다. 올해 65세인 A목사가 평균 연령 75세의 성도들과 함께하는 사역 현장에선 예배를 ‘온라인’이란 그릇에 담아낼 재간도, 성도들이 ‘온라인예배’를 받아먹을 능력도 없다.

온라인 헌금은 더 어렵다. 같은 지역에서 사역하는 B목사(67)는 “헌금을 계좌로 입금하는 건 촌에서는 이해도 안 되고 용납도 안 된다”고 했다. 그는 “늦은 나이에 신앙을 접하고 아직 교회 정착을 못한 어르신 성도일수록 외부에서 교회를 바라보는 시선에 영향을 많이 받는다”며 “정통교회와 신천지를 똑같이 취급하는 모습이나 교회가 코로나19 감염의 온상인 것처럼 언론에 보도될 때마다 염려가 커진다”고 토로했다.

정부 지원을 받는 것도 꺼려진다. A목사는 얼마 전 한 목회자로부터 ‘도에서 4월 5일까지 교회를 폐쇄하는 조건으로 70만원을 준다니 동사무소에 신청하라’는 얘길 들었지만, 차마 신청할 수 없었다.

“교회에 대한 인식이 안 좋다 보니 지원금을 받았다가 괜한 오해를 받으면 코로나19 사태가 마무리돼도 공동체를 다시 꾸려나가기 힘들 것 같아 안 했습니다. 지금은 성도들을 보듬으며 얼른 이 사태가 지나가길 기도할 뿐입니다.”

최기영 기자 ky710@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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