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자치단체에서 시작돼 중앙정부까지 나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재난기본소득 대열에 대학들도 가세하기 시작했다. 코로나19 후유증이 가장 심한 대구·경북 지역 대학들이 재학생에게 많게는 100만원, 적게는 10만원씩 재난소득을 지급하기로 한 것이다. 가계경제마저 무너져 학업을 중단하는 불상사를 막겠다는 취지다.

대구 계명대는 생활지원 학업장려비 명목으로 학부와 대학원 재학생 2만3000여명(유학생 제외)에게 20만원씩 지급한다고 31일 밝혔다. 이를 위해 학교재정 50억여원이 동원된다. 장학금 등 기존 예산이 아니라 교수와 직원 2000여명이 자발적으로 급여 일부를 기부해 별도 예산으로 마련한 것이다.

신일희 총장을 비롯한 계명대 교무위원들은 봉급의 20%, 그 외 보직 교직원은 봉급의 10%를 석 달 동안 내놓기로 했다. 그 외 교수 및 직원들은 자율적으로 성금 모금에 동참한다. 또 기존의 기부금도 보태 활용할 예정이다.

계명대는 길어지는 코로나19 사태로 원격수업 강의가 진행되는 상황에서 빈 자취방 임대료 납부, 아르바이트 실직 등 학생들의 어려움이 가중된다고 판단했다. 이에 기존 장학금은 예년과 같이 집행하되 이와 별도로 생활지원 학업장려비를 재학생 전원에게 지급하기로 했다. 생활지원 학업장려비는 교수와 직원들로부터 모금이 완료되면 4월 말 학생들에게 현금(계좌이체)으로 지급할 예정이다. 신 총장은 “학생들에게 학업보다 더 중요한 것은 없다”며 “하루빨리 정상적으로 학업과 연구가 이뤄질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대구대도 재학생 전원에게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특별장학금을 주기로 결정했다. 2020학년도 1학기에 등록한 재학생 1만7000여명 전원에게 1인당 10만원씩 지급한다. 교비 17억원 이상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며 오는 6일 전후로 지급할 예정이다.

대구가톨릭대는 ‘우리같이 DCU(대구가톨릭대의 영어 이니셜) 장학제도’를 운영키로 했다. 피해학생을 긴급 지원하기 위해 대학 내 장학제도를 종합해 개편한 제도다. 특별재난지역으로 지정된 대구, 경북 경산·청도·봉화 거주 학생들에게 재난피해 장학금을 지급한다. 피해 정도에 따라 최대 100만원까지 장학금을 받을 수 있다. 재난피해 장학금으로도 등록금 마련이 어려운 학생에게는 ‘버팀목 장학금’을 추가 지원한다. 4월 말까지 신청받은 뒤 심사를 거쳐 5월 장학금을 지급할 계획이다.

학생들을 직접 지원하는 것은 아니지만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디지스트)도 국양 총장이 4개월간 급여의 30%를 반납하기로 했다.

지역대학 관계자는 “그동안 계속된 등록금 동결, 학생 수 감소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 코로나19까지 터져 지역대학들도 정신이 없는 상태지만 학생들이 무너지면 대학도 같이 무너지기 때문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대구=최일영 기자 mc102@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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