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가 사상 초유의 온라인 개학 방안을 발표한 31일 경기도 수원시 권선구 고색고 교실 책상 위의 새 교과서가 주인을 기다리고 있다. 온라인 개학은 학년·학교급에 따라 순차적으로 이뤄진다. 수원=김지훈 기자

교육부가 31일 내놓은 ‘전국 초·중·고 및 특수학교 온라인 개학 방안’은 급조된 흔적이 역력하다. 대표적으로 초등학교 1~3학년 대책이 나오지 못했으며, 장애학생 등 교육 소외계층 대책도 구체적이지 못했다.

온라인 개학은 원격 수업으로 접한 내용을 ‘배운 것’으로 간주한다. 단순 온라인 학습과는 차원이 다른 문제다. 그런데도 학교 현장에 너무 급작스럽게 통보됐다. 지역이나 학교, 학부모 소득 수준 등 학생 여건에 따라 교육 격차가 확대되지 않도록 교육 당국이 더 정교한 대책을 내놔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온라인 개학은 학년·학교급(초·중·고)에 따라 순차적으로 이뤄진다. 중학교와 고교 3학년은 4월 9일, 중·고 1~2학년과 초등 고학년은 16일, 초등 1~3학년은 20일부터 정식 원격 수업을 받는다. 유치원생은 원격 수업 대상에서 제외됐다.

교사들은 1일부터 초유의 온라인 개학을 준비해야 한다. 교육 당국이 온라인 개학에 앞서 일선 학교와 교사들에게 요구한 사항은 이렇다. 원격교육 계획 수립, 소통체계 구축, 학생·학부모 사전 안내, 교원 자체 연수, 원격교육 플랫폼 선정·테스트, 학생 원격수업 준비상황 점검 등이다. 고3 수업에 들어가는 교사들에게 주어진 시간은 1주일 남짓이다. 평소 온라인 공동교육과정(복수의 학교 학생들이 온라인으로 소인수 과목 수강) 등으로 원격 수업에 익숙한 교사들도 넉넉한 시간이 아니다.


교육부는 개학이 연기된 3월 초부터 학습관리 시스템 플랫폼, e학습터 활용 지침 등을 통해 원격 수업을 예고했으므로 학교 현장이 준비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원격 수업이 정식 수업으로 인정할 것이란 신호는 3월 말쯤에나 학교 현장에 나갔다. 원격 수업이 정식 수업으로 인정된다면 수업을 준비하는 밀도가 다를 수밖에 없으므로 좀 더 일찍 명확한 방향이 제시되거나 온라인 개학 시점을 더 미뤘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온라인 개학의 최대 난관으로 지적된 초등 저학년 문제는 결국 해법을 제시하지 못했다. 코로나19 상황이 4월 하순에는 누그러질 것으로 기대할 뿐이다. 서울 마포구에서 초등 2학년생을 둔 주부 장모(30)씨는 “학교 수업도 제대로 집중할지 알 수 없는데 집에서는 불가능하다”면서 “최근 재취업을 하려고 했는데 온라인 개학으로 다 틀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저소득층 가정에 스마트 기기 및 인터넷을 지원할 방침이다. 그러나 아직 현황 파악 단계여서 실제 보급 시점은 불투명한 상황이다. 특히 저소득층 다자녀 가구에 충분한 스마트 기기가 보급될지 미지수다.

정부는 장애학생의 경우 유형과 정도에 따라 순회(방문) 교육 등 맞춤형 지원을 약속했다. 이에 대해 김종석 한빛맹학교 교감은 “시각장애 학생은 모든 교육이 대면으로 이뤄져서 온라인 학습이 어렵다. 정부가 제공하는 콘텐츠는 전부 2차원적으로 돼 있고 정보 전달의 70~80%가 시각으로 이뤄진다”고 지적했다.

이도경 강보현 기자 yid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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