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특별감찰반원으로 활동하다 극단적 선택을 했던 백모 수사관의 휴대전화 잠금장치가 풀렸지만 자료 공유 가능성에 대해선 검찰과 경찰이 여전히 이견을 보이고 있다. 검찰은 경찰의 포렌식 참관을 허용하되 경찰이 압수수색영장을 발부받지 못했기 때문에 휴대전화 속 자료를 볼 권한이 없다는 입장이다. 반면 경찰은 자료를 확인할 법적 근거가 있으며 검찰과 협의 중에 있다고 밝혔다.

31일 국민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청와대 울산시장 선거개입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2부(부장검사 김태은)는 백 수사관의 휴대전화에서 추출된 자료를 두고 경찰과의 공유 가능성에 대해 선을 긋고 있다. 공정성 확보 및 참여권 보장 차원에서 ‘피압수자’인 경찰의 포렌식 참관은 용인하지만 압수수색영장을 발부받지 않은 경찰이 자료를 볼 권한은 없다는 것이다. 검찰 관계자는 “다른 수사기관이 확인하고자 하는 부분에 타당한 이유가 있는지 검토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경찰은 검찰의 포렌식 작업이 끝나면 휴대전화를 돌려받거나 영장을 재신청할 생각이 있다고 했다. 앞서 검찰은 경찰의 백 수사관 사망사건 관련 영장 신청을 “타살 혐의점이 없다”며 반려했었다. 경찰은 또 향후 자료 공유를 위한 법리 검토를 마친 상황이며 다양한 방법을 통해 검찰과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 고위 관계자는 “갈등은 없고 앞으로 차분히 협의해 나가면 된다”고 말했다.

대검찰청 디지털포렌식센터(NDFC)는 전날 백 수사관의 휴대전화에 있는 자료를 통째로 꺼내는 ‘이미징’ 작업을 마치고, 이 중 압수수색영장에 적힌 범죄혐의와 관련된 정보를 추출해내는 작업에 착수했다. 이날 포렌식 작업에 경찰은 참여하지 않았다. 통상 선별작업 시 정보 주체인 유족이 참여하는데, 유족이 원하지 않을 경우 피압수자인 경찰은 참여하지 못한다. 경찰 관계자는 “추출은 정보를 인쇄하는 과정일 뿐 경찰에서도 포렌식 관련 모든 내용을 인지하고 있다”며 “유족이 경찰의 참관을 거부한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검찰은 백 수사관의 휴대전화 속 통화내용, 문자, SNS 이용내역 등을 확인하는 포렌식 작업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검찰은 휴대전화 속 내장메모리에 저장된 문서 파일 등도 분석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백 수사관이 극단적 선택을 하기 며칠 전 청와대 관계자와 통화했다는 언론 보도에 대해서도 확인해볼 방침이다.

백 수사관의 휴대전화 잠금장치가 풀리면서 법조계에선 ‘판도라의 상자’가 열렸다는 반응이다. 그간 첩보만 있되 정확한 실체를 확인하지 못했던 일명 ‘무거동팀’에 대한 단서가 잡힐 수 있을지도 주목된다. 앞서 청와대 하명수사 의혹을 수사하던 검찰은 울산 무거동에서 ‘무거동팀’이란 이름으로 활동해온 일련의 정보조직이 있다는 첩보를 받고 사실관계를 밝히려 애썼으나 결국 풍문에 머무른다고 잠정 결론을 내렸었다.

구승은 기자 gugiza@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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