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31일 열린 코로나19 위기 대응 관련 종교·시민사회단체 입장 발표 기자회견에서 참석자들이 사회적 거리두기를 위해 팔을 뻗어 위치를 확인하고 있다. 최현규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개학이 재차 연기되면서 생활방역 체계로의 이행 시기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정부가 제시한 생활방역이란 일상에서 지속적으로 실천가능한 방역을 말한다.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로 국민 피로도가 누적되고 있는 만큼 보다 완화된 지침을 만들어 사회·경제적 활동을 이어나가자는 것이 핵심이다. 코로나19와의 장기전을 염두에 둔 조치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생활방역보다는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를 아직은 계속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학원이나 식당, PC방 등의 생활시설에서 잇따라 감염 사례가 보고되면서 생활방역 자체가 시기상조라는 것이다. 또한 생활방역을 지속가능성이 아닌 ‘완화된’ 사회적 거리두기로 표현되는 것 역시 경계해야 한다고 주문한다.

김강립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총괄조정관은 31일 브리핑에서 “사회적 거리두기가 느슨해질 경우 코로나19 재확산 우려가 크다”며 “일상과 방역을 함께하는 생활방역 체계로의 전환 시기도 멀어질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생활방역의 목표는 생활습관처럼 손쉽게 지킬 수 있는 구체적인 지침을 사회적 합의를 통해 만들고, 관습화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방역 당국은 이번 주 안으로 의학·방역 전문가와 노사(勞使), 시민사회 대표 등이 참여하는 사회적 합의기구를 만들어 생활방역 체계를 논의할 방침이다. 방역 당국은 다만 4월 5일까지 예정된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 역시 연장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방역 당국이 생활방역 시점 언급을 피하는 이면에는 일반 생활시설을 중심으로 잇따르는 산발 감염 사례들이 있다.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에도 불구하고 일상과 밀접한 식당이나 PC방에 이어 개학을 앞두고 학원에서도 코로나19 불똥이 튀고 있는 상황이다.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 29일 눈높이러닝센터 신동아학원 강사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수강생 200여명이 자가격리 조치됐다. 김영편입학원 강남과 신촌지점에 출강하던 영어 강사도 이날 확진자로 분류됐다. 해당 학원은 4월 10일까지 휴원에 들어갔다.

전문가들은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 연장을 고려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전 세계 팬데믹(대유행) 상황에 따른 해외 재유입뿐 아니라 산발 감염 ‘잔불’도 아직 진화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교수는 “지금도 대구·경북에 이어 인구가 밀집된 수도권에서의 2차 유행이 계속 우려되는 상황”이라며 “아직 긴장의 끈을 놓을 때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생활방역이 느슨한 사회적 거리두기라는 인식이 퍼지는 것도 경계해야 한다. 김탁 순천향대 감염내과 교수는 “생활방역의 핵심은 지속가능이지 완화가 아니다”라며 “사회적 거리두기를 기본으로 깔고 일상에서 장기간 실천할 수 있는 세부 지침을 최대한 창의적으로 만들어보자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지웅 기자 woo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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