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 소아전문응급센터 출입구에 31일 출입을 금지하는 띠가 둘러져 있다. 아산병원은 이날 1인실에 입원해 있던 9세 여아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음에 따라 환아 이동 동선에 포함된 소아응급실과 혈관조영실, 응급 자기공명영상(MRI)실, 신관 13층의 136병동을 폐쇄했다. 연합뉴스

국내 ‘빅(Big)5’ 상급종합병원 중 하나인 서울아산병원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나와 방역 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확진자는 9세 여아로 두통 증세를 보여 이 병원에 입원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내원 당시 음성 판정을 받았는데 재검사에서 양성으로 확인돼 코로나19 잠복기에 병원 방역이 뚫렸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아산병원은 어린이병원 소아신경외과병동(신관 13층)의 1인실에 입원해 있던 9세 여아가 31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병원 측은 이 환아가 최근 원내 감염이 발생한 의정부성모병원을 다녀온 이력을 확인하고 진단검사를 실시했다. 환아는 병원이 원내 감염에 대비해 비워놓은 음압병동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발열 증상이 있지만 상태는 양호한 것으로 전해졌다.

송파구 보건소의 역학조사가 진행 중이지만 이 환아의 감염 경로는 의정부성모병원일 가능성이 크다. 환아는 아산병원을 방문하기 하루 전인 25일에 의정부성모병원을 방문했다. 의정부성모병원에서 어떻게 확진자와 접촉했는지는 역학조사가 진행 중이다.

환아가 다녀갔던 의정부성모병원은 이날까지 9명의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했다. 특히 최근 며칠 사이 의정부성모병원에 입원했던 인근지역 시설 입소자가 잇달아 확진 판정을 받고 있어 권역 내 확산 가능성 및 의료기관 내 집단감염 우려까지 제기되는 상황이다. 의정부성모병원 측은 직원 전원에 대한 정밀 역학조사를 실시하고, 4월 1일부터 병원 전체를 폐쇄 조치하기로 했다.

하루 외래환자 1만여명, 신규 입원환자가 400명에 달하는 아산병원의 방역망이 뚫린 것에 대해 전문가들의 우려는 크다. 특히 이 환아가 잠복기에 입원을 한 것으로 추정되면서 대형병원도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 있다는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다.

최장 14일 동안 바이러스가 배출되지 않고 몸에 남아있는 코로나19 특성상 이 시기에 환아가 첫 진단검사를 받았을 가능성이 높다. 실제 이 환아는 지난 26일 두통으로 아산병원 응급실을 방문했고 코로나19 진단검사도 받았지만 음성 판정을 받아 27일 입원 조치됐다. 병실도 한 차례 옮겼다. 아산병원 관계자는 “환아가 있었던 병실의 주변 입원환자들도 음압병실로 옮겼다”며 “의료진은 보호장구를 착용했기 때문에 역학조사관이 격리 판단을 내릴 것”이라고 말했다. 환아 이동 동선에 포함된 소아응급실과 혈관조영실, 응급 자기공명영상(MRI)실, 신관 13층의 136병동은 폐쇄 후 방역을 시행할 예정이다.

방역 당국과 의료계는 코로나19 사태 초기부터 수도권 상급종합병원의 원내 감염을 가장 우려해 왔다. 자칫 2015년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때처럼 병원 내 의료진 감염에 따른 의료 시스템 마비와 고위험군 환자 피해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엄중식 가천대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중증환자가 많은 아산병원에는 희귀질환을 앓는 환아도 많아 우려가 크다”며 “아이들은 동선 범위도 클 수 있어 많은 접촉자를 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최지웅 최예슬 기자 woo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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