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거 문제는 가장 민감한 선거 이슈로 꼽힌다. 신도시, 재건축·재개발, 세금 등 유권자 개개인의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갈리기 때문이다. 국민일보가 더불어민주당과 미래통합당의 21대 총선 주거공약을 1일 살펴본 결과 양당 모두 주택공급 확대 방안만 내놨을 뿐 무주택자가 실질적으로 주택을 얻을 방법이나 주거복지에 대한 세부 대책은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민주당은 3기 신도시와 구도심을 중심으로 신규 주택 10만호를 공급하겠다는 공약을 냈다. 3기 신도시에 청년·신혼부부를 위한 주택 5만호, 지역거점도시 구도심에 4만호, 서울 용산 등 코레일 부지와 국·공유지에 1만호를 공급하겠다는 것이다. 청년·신혼부부의 금융 부담을 줄이는 방안도 내놨다. 대출금리를 낮추고 대출한도는 늘리면서 상환 기간은 연장한 청년·신혼부부 전용 수익공유형 모기지를 제안했다.

통합당은 서울 도심과 1기 신도시 재개발을 내세웠다. 서울과 주변지역, 즉 ‘살고 싶은 지역’을 재개발해 공급을 늘리자는 것이다. 3기 신도시에 대해서는 “국민이 원하지도 않는 지역의 무분별한 외곽 신도시 난개발 정책”이라며 전면 재검토를 주장했다. 고가주택의 기준을 현행 시세 9억원 이상에서 공시가격 12억원 이상으로 조정하겠다는 공약도 내놨다. 소득 없이 1주택을 보유한 만 65세 이상 재산세 상한 특례 확대, 최초 자가주택 구입자와 실거주 목적의 일시적 1가구 2주택자에 대한 규제 완화 등도 제시했다.

시민단체들은 양당이 실제 무주택 서민에게 도움이 되는 주거 공약은 내놓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김성달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부동산건설개혁본부 국장은 “양당 공약대로 아무리 주택 공급을 늘린다 해도 무주택자에게는 돌아가지 않는다. 다주택자만 늘어날 뿐 무주택자 주거비율, 주택 보유율은 제자리”라며 “결국 돈 있는 사람이 또 집을 사서 투기하는 구조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공급이 부족해서는 아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주택 신규 공급은 신도시를 짓는 10년 후에나 효과가 있다. 당장 집값을 잡으려면 기존 주택을 배분해야 한다”며 “양당 모두 집값이 오르는 공약을 내놨다”고 평가했다.

계층별 공약만 있을 뿐 종합적 주거 공약이 보이지 않는다는 지적도 나왔다. 청년이나 신혼부부, 노인, 장애인 등을 위한 공약은 있지만 종합적 주거 정책을 어떻게 끌고 나가겠다는 청사진이 없다는 것이다. 결국 집권 여당은 선거에서 쟁점이 될 만한 공약을 최소화하고, 야당은 자기 지지층만 보는 공약을 내면서 표를 의식한 방어적 태도를 취한다는 비판이 나온다.

참여연대 이강훈 변호사는 “집권하겠다는 정당들이 함량 미달의 공약을 가지고 국민에게 표를 달라고 하는 것이 과연 책임 있는 모습인가 하는 의문이 든다”며 “국민이 부족한 정보로 정당을 선택해야 하는 상황이다. 옳고 그름을 떠나서 양당의 주거 공약은 판단하기 어려울 정도로 부실하다”고 지적했다.

심희정 기자 simcit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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