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EPA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미 방위비분담금협정(SMA)의 잠정 합의안을 사실상 거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문재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달 24일 통화한 뒤 급물살을 타는 듯했던 방위비 협상이 막판 진통을 겪는 모양새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과 통화해 조율을 시도했으나 진전을 내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2일 정부 소식통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한·미 양국 협상단이 마련한 잠정 합의안을 보고받고 거부감을 드러낸 것으로 알려졌다. 폼페이오 장관과 마크 에스퍼 미 국방장관은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백악관을 찾아 트럼프 대통령에게 잠정안을 보고했으나 트럼프 대통령은 잠정안을 재가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 소식통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런 합의안은 받아들일 수 없다며 부정적 입장을 피력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로버트 에이브럼스 주한미군사령관도 이날 트위터에 ‘김칫국 마시다(to drink kimchi broth)’ 문구를 리트윗(그림)했다. 협상 타결이 되지 않았는데 잠정 타결 가능성까지 거론되는 것을 겨냥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앞서 정은보 한·미 방위비분담금협상 대사는 주한미군 근로자 무급휴직 시한을 앞두고 “(한·미 간에) 상당한 의견 접근이 이뤄지고 있다는 점에서 조만간 최종 타결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힌 바 있다. 특히 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이 통화에서 코로나19 방역 협력을 논의한 게 협상 급물살의 계기가 됐다는 얘기가 흘러나왔다. 정부 안팎에서는 이번 주말 안에 한·미 양국이 최종 합의안을 발표할 것이라는 관측이 팽배했다.

강 장관과 폼페이오 장관도 직접 통화해 담판을 시도했으나 역시 진전을 내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부 당국자는 2일 “방위비 분담금 협상 관련 고위급도 계속 협의해왔으나 아직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협상 조기 타결을 위해 계속 협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협상 상황을 잘 아는 정부 관계자는 “협상이 마지막 단계이며 막바지 조율 중이라는 정 대사의 발언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말했다.

한·미 협상단은 한국 측이 부담할 방위비 분담금을 지난해 액수(1조389억원)에서 10% 이상 인상토록 하는 데 뜻을 함께하고 막판 협상을 이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측은 협상 초기 트럼프 대통령의 뜻에 따라 50억 달러를 요구하다 30억~40억 달러로 낮췄지만 이 역시 과도한 액수여서 양국은 팽팽한 줄다리기를 이어왔다.

11차 SMA의 유효기간은 5년으로 한다는 데 한·미 양국이 합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5년간 상승률을 어떻게 설정할지를 두고 여전히 조율이 필요해 보인다. 매년 인상률을 15%로 합의할 경우 마지막 해 한국 부담분은 현재 액수의 2배를 넘게 된다.

조성은 손재호 기자 jse13080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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