뼈 생성·근력·성장 발달에 필수… 연어·우유·계란·버섯 등에 많아
햇볕 쬐어야 합성… 겨울·봄에 주로 결핍
보충제 복용·한적한 곳 야외 활동 바람직

올해 유치원에 들어갈 예정이었던 쌍둥이 강모(6)군 형제는 지난 2월말 입학 전 친구들과 사전 만남을 가진 이후 개원이 세 번이나 미뤄지면서 두 달째 집에서 친할머니와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 매일 늦게 일어나고 밥 먹는 시간도 불규칙하다. TV를 보거나 스마트폰에 매달려 있는 시간도 많아졌다. 간혹 아파트 내 놀이터에 마스크를 쓰고 잠깐 나가 놀기도 했지만 지난 2일부터 그마저도 어렵게 됐다. 형제가 사는 아파트에 해외 유학생 확진자가 나와서다. 맞벌이 엄마 황모씨는 “집안에만 있으니 아무래도 식사 시간이 일정치 않고 튀긴 음식이나 패스트푸드를 많이 먹게 된다. 균형적인 영양식이 안돼 걱정이 크다”고 말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유행에 따라 휴원·휴교기간이 연장되면서 아이들이 집에만 있는 날이 길어지고 있다. 오는 9일 고3과 중3부터 순차적으로 ‘온라인 개학’이 이뤄진다고 하지만 실제 등교는 하지 않는다. 어린이집과 유치원 개원은 무기한 연기됐다. 아이들이 평소 봄학기처럼 활발한 바깥활동을 하는 데는 제약이 따른다. 부모들은 코로나19 감염 염려에 더해 ‘집콕’하는 아이들의 건강에 걱정이 앞설 수 밖에 없다.

먼저 외부 활동이 줄면서 소아청소년기 성장 발달과 면역력 유지에 필수적인 비타민D의 부족이 우려된다. 비타민D는 장에서 칼슘 흡수를 도와 뼈를 만드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거의 모든 세포의 성장과 근력 발달, 혈압과 혈당, 면역력에도 관여한다.

비타민D는 햇빛(자외선B)에 노출됐을 때 피부에서 광학반응이 일어나 체내에 합성된다. 그래서 매일 적당한 햇빛 쬐기가 중요하다. 체내 농도가 낮을 경우 음식이나 비타민D제제 등을 통해 보충해 줘야 한다. 소아에서 비타민D가 부족하면 뼈의 성장과 발육이 지연되는 구루병이나 골연화증이 생길 수 있다.

국내 소아청소년은 평시에도 비타민D 결핍이 심각한 것으로 여러 연구에서 확인됐다. 2015년 서울의과학연구소가 소아청소년 1만372명을 조사한 결과 비타민D 결핍률은 18~20세 85.8%, 15~17세 76.8%, 12~14세 75.1%, 9~11세 62.8%, 6~8세 51.2%, 3~5세 34%, 3세 이하 27.4%로 나타났다. 학년이 올라갈수록 비타민D 결핍률이 높았다. 입시 경쟁으로 인한 과도한 학업에 실내 생활을 많이 하고 햇빛 쬘 시간이 부족하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또 서울대 어린이병원이 국제학술지 ‘공중보건영양’에 발표한 연구논문(2012년)에 따르면 12~18세 1510명의 비타민D 결핍 상태는 겨울에 90.5%로 가장 많았고 봄(89.1%) 가을(63.9%) 여름(53.7%) 순이었다. 일조량과 활동량이 적은 겨울과 봄에 비타민D가 부족하기 쉽다.

이은혜 노원을지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6일 “4월에 접어들었으나 코로나19 사태로 실내 생활을 주로 한다면 아이들의 비타민D 농도를 적절하게 유지하기는 더 어려울 수 있다”고 우려했다. 혈중 비타민D 농도는 30~50ng/㎖이면 충분하고 20~29ng/㎖는 부족, 20ng/㎖ 미만은 결핍에 해당된다. 돌이 지난 아이들의 경우 혈중 비타민D 농도가 정상일 때는 비타민D를 하루 600IU 섭취하도록 권고된다.

햇빛 쬐기가 충분하지 않다면 식품이나 비타민D제제로 보충해야 한다. 비타민D는 연어 계란 우유 버섯 등에 많이 들어있다. 다만 적정량을 채우려면 매일 계란노른자 40개, 우유 10잔을 먹어야 하므로 음식으로 보충하기에도 제한적일 수 있다. 이 교수는 “성장기 아이들은 비타민D 보충제를 복용하더라도 밀폐된 공간이 아닌, 공터에서 밀집되지 않은 상태로 실외 신체활동을 통해 체내 비타민D 합성을 유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아이들은 실내에서 계속 지내다 보면 운동 부족과 불규칙한 식습관으로 비만해질 수 있다. 많이 먹고 적게 움직이면 기초대사량이 감소해 남아도는 에너지가 지방으로 변해 몸 여기저기에 쌓인다. 아이들의 비만 개선은 어른과 달리 성장을 계속한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체중을 줄이는 걸 목표로 삼을 게 아니라 일단 체중이 더 늘지 않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 성장에 도움되는 단백질과 칼슘이 많이 든 음식 위주로 섭취하면서 매일 꾸준히 운동하면 성장 호르몬 분비가 촉진돼 키가 크면서 비만도 자연히 해결된다.

평소 비만인 아이의 경우 집안에서만 보내는 기간이 길어지면 불규칙한 생활패턴과 건강하지 못한 식습관이 이어질 수 있다. 이 교수는 “누워있거나 앉아서 가만히 있는 시간을 피하고 집안에서도 활동량을 늘리도록 도와줘야 한다”면서 “보호자와 함께 맨손체조를 하거나 실내 자전거를 타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권고했다. 아이가 좋아하고 재미있어하는 운동 종목 위주로 아이 혼자가 아니라 가족이 함께 하는 것이 좋다.

밀폐된 집안에선 코로나19 같은 감염병에 노출될 뿐 아니라 미세먼지 등 오염물질이 쌓일 수 있는 만큼 환기를 수시로 해야 한다. 노원을지대병원 소아청소년 감염질환 전문 은병욱 교수는 “최근 공기청정기를 많이 사용하는데 이는 일부 가벼운 먼지입자를 없애는 능력은 탁월하나 무거운 항원들은 제거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게다가 필터 청소를 게을리하면 오히려 바이러스를 확산시키는 도구가 될 수 있어 사용 전 제품 정보를 꼼꼼히 확인하고 관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집안의 건조한 환경은 아이들의 코와 기관지 점막을 마르게 해 세균, 바이러스에 대한 방어력을 떨어뜨린다. 실내 습도는 40%를 유지하는 것이 좋다. 천식 등 알레르기 질환이 있는 경우 집먼지진드기 번식을 막기 위해 50%를 넘지 않도록 주의한다. 실내 청결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개인위생이다. 하루 8차례 이상, 30초 이상 비누를 사용해 꼼꼼하게 손을 씻도록 아이들에게 주지시켜야 한다.

민태원 의학전문기자 twm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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