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검찰총장(왼쪽)이 지난해 10월 17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대검찰청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들 질의에 답하고 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지난해 12월 26일 오전 서울 송파구 서울동부지방법원에 청와대 민정수석 시절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에 대한 감찰을 무마한 혐의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뉴시스

조국 전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이 4·15 총선을 눈앞에 두고 뜨거운 정치권 이슈로 다시 떠올랐다. 미래통합당은 ‘조국 사태’를 최근 다시 꺼내들면서 중도층 이탈과 지지층 결집을 노리고, 더불어시민당과 열린민주당 등 비례정당들은 윤 총장을 일제히 때리면서 표심 모으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코로나19 국난 극복, 경제실정 메시지보다 훨씬 자극적인 이슈를 끌어들여 이른바 ‘선명성 싸움’에 경쟁적으로 나선 것이다.

미래통합당은 최근 타깃을 문재인정부의 조 전 장관으로 삼아 총공세에 나섰다. 프레임은 ‘조국을 살릴 것이냐, 대한민국 경제를 살릴 것이냐’다. 김종인 통합당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은 6일 선대위회의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사람이 먼저’라고 이야기했는데 그 사람이 조국”이라며 “우리는 조국을 살릴 것이 아니라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를 먼저 살려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 선대위원장인 나경원 동작을 후보도 “이번 총선에서 여당의 키워드는 오로지 ‘조국 살리기’다. 조국 부활 세력이 모든 주도권을 쥐고 있다”며 “어제 저에게 온갖 독설을 하고 간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 대표적 인물”이라고 했다. 전날 임 전 실장은 나 후보를 향해 “싸움꾼”이라고 했고, 나 후보는 “적반하장도 유분수”라고 응수했다.

시민당과 열린민주당은 창당 초기부터 ‘윤석열 때리기’에 모든 화력을 집중하고 있다. 윤 총장 수사를 목표로 한다는 공언도 했다. 우희종 시민당 공동대표는 지난 5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1호 수사 대상은 윤석열 검찰총장이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검찰 개혁을 1순위 공약으로 발표한 열린민주당은 조속한 공수처 출범, 검찰총장을 ‘검찰청장’으로 호칭 변경 및 권한 축소 약속도 했다. 수사권과 기소권의 완전 분리도 공약으로 내걸었다. 열린민주당은 “검찰에 독점되다시피 했던 양대 권한인 수사권과 기소권을 분리하겠다”며 “수사권을 보유할 경찰기구가 비대해져 국민의 인권을 침해할 위험을 없애기 위해 자치경찰제도 등 경찰기구의 분산을 추진하겠다”고 했다.

‘조 전 장관을 어떻게 생각하느냐’를 두고 후보 간 신경전도 벌어지고 있다. 6일 TV토론에 나선 서울 광진을 통합당 오세훈 후보는 민주당 고민정 후보에게 ‘조 전 장관에 대한 개인적 입장’을 세 차례 물었지만 고 후보는 “수사 중인 사안은 말씀드리는 게 부적절하다”며 즉답을 피했다.

이미 지난해 한국 사회를 분열로 몰아넣었던 이슈를 여야가 다시 꺼낸 이유는 막판 표심에 호소하기에 더이상 자극적인 아이템을 찾기 어려웠기 때문으로 보인다. 그야말로 지지층 결집에 가장 적합다는 판단 때문이라는 얘기다.

다만 코로나19 사태 속에서 특정 인물에 대한 정치공세가 효과적으로 작용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최창렬 용인대 교양학부 교수는 “통합당은 여당에 불리한 조국 이슈로 중도층 이탈, 열린민주당은 윤 총장을 겨냥하며 강성 지지층 결집을 노리지만 이미 지나간 이슈인데다 코로나19에 묻혀 총선에 큰 영향을 주긴 어려울 수 있다”고 말했다.

재판을 받고 있는 조 전 장관은 페이스북 등 SNS 활동을 계속하고 있다. 정부·여당 정책 기사를 첨부하거나 정부 코로나19 대응이 선제적이라는 외신 기사를 알리는 식이다. 문 대통령의 페이스북 글을 소개하고 정부의 코로나19 정책을 홍보하는 역할도 하고 있다.

심희정 기자 simcit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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