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바 끊기고 신천지로 몰리고… TK 청년들 깊은 한숨

학자금 못 구해 대학 등록 포기 늘어… 경산중앙교회, 긴급생활지원 나서

코로나19 여파로 개강이 연기된 경북 경산의 한 대학 캠퍼스가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4년 넘게 일한 빵집 아르바이트 자리를 잃게 됐어요. 정든 빵집을 나서면서 사장님도 저도 서로 미안해하는데 어찌나 울컥하던지….”(진송·23세)

“의도치 않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와 동선이 겹쳤어요. 지난달 꿈에 그리던 취업에 성공했는데 첫 출근도 못 해본 채 자가격리 상태로 지내고 있습니다.”(김민아·21세)

봄기운이 완연하지만, 코로나19 사태로 특별재난지역에 지정된 대구 경북 청년들이 체감하는 기운은 냉랭하기만 하다. 외출 빈도가 줄고 ‘사회적 거리 두기’가 일상화되면서 지역 경제가 타격을 입자 그 충격파가 고스란히 대학·청년층에게 전해진 것이다.

진씨는 “세 자매가 부모님으로부터 독립해 같이 살면서 아르바이트로 생활비 학비 월세 등을 충당했는데 코로나19 사태로 나란히 수입이 끊겼다”고 말했다. 이어 “수입원이 차단되면서 대학 등록을 포기하는 친구들도 부쩍 늘었다”고 덧붙였다.

대면이 불가피한 직종에서 일해 온 청년들의 고충은 더 심각하다. 방문 수업으로 아이들을 가르치던 피아노 강사 강영림(27)씨는 “하루 평균 8회(회당 30~40분) 수업을 진행했지만, 학부모들의 불안감이 커지면서 지난 2월 셋째 주부턴 기약 없이 손을 놓고 있다”고 토로했다.

생활고보다 더 힘든 건 심리적 불편함이다. 코로나19로 신천지예수교증거장막성전(신천지)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생기면서 색안경을 낀 채 크리스천 청년을 바라보는 이들이 늘어났다. 김씨는 “백화점에서 아르바이트로 일한 적이 있는데 내가 교회 다니는 걸 알고 있던 매니저로부터 ‘혹시 신천지 아니냐’는 연락을 받았다”고 했다. 그는 “주변 사람들에게 늘 당당하게 교회 다닌다고 얘기하고 견고하게 다져온 신앙이 큰 자부심이었는데 열심히 신앙생활을 할수록 신천지 신도로 의심받는 현실이 너무 속상했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코로나19로 ‘강도 만난 자’ 신세가 된 청년들에게 ‘선한 이웃’이 돼 준 건 교회였다. 경산중앙교회(김종원 목사)는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청년들을 대상으로 긴급생활 지원에 나섰다. 지난달 안양월드휴먼브리지(대표 임용택 목사) 안양시기독교연합회(대표회장 한관희 목사) 울산 대영교회(조운 목사)가 보내준 청년 생활지원금에 교회 내 주요 임직자들이 별도 모금한 성금을 보태 지원금 5100만원을 마련했다.

김종원 목사는 “경산·청도 지역 내 크리스천 청년들, 캠퍼스 선교단체가 추천한 학교 내 위기 청년과 외국인 유학생, 지역 내 탈북청년 등 170명에게 도움을 줄 수 있었다”며 “특히 대영교회의 경우 비기독교인 청년을 위한 지원에도 힘써 달라는 요청이 있어 적극 반영했다”고 말했다.

덕분에 잠시나마 숨통이 트인 청년들은 어려움 속에서도 희망을 바라보고 있다. 김씨는 “힘겨운 시기를 보내고 있지만, ‘하나님 사랑 이웃 사랑’이 무엇인지 피부로 깨달았다는 점은 코로나19가 준 예상치 못한 선물”이라고 전했다.

최기영 기자 ky710@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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