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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이라 믿었는데…” 모녀는 이렇게 신천지에 포섭됐다

함께 공부했던 수강생들이 바람잡이… 신천지 실체 알게 된 엄마가 딸 구출

신천지에서 교육을 받다가 지난해 탈퇴한 엄마 김모씨(오른쪽)가 8일 서울 서초구 한 교회 앞에서 딸 박씨와 함께 신천지에서 탈퇴하던 상황을 회상하고 있다.

무교(無敎)였던 엄마는 신천지가 무엇을 의미하는지도 몰랐다. 딸의 손에 이끌려 신천지센터를 5개월간 다녔는데 강사가 강의도 잘하고 재미도 있던 참이었다. 하지만 인터넷을 검색하다 신천지의 실체를 알게 됐다. 한국기독교이단상담소협회 부산상담소를 찾아가 딸을 구출해냈다. 김모(52)씨 이야기다.

서울 서초구의 한 카페에서 8일 만난 김씨는 “옆에서 같이 공부했던 사람들이 모두 신천지 바람잡이들이었다. 심한 배신감을 느꼈다”면서 “이단 전문가에게 상담했더니 낌새를 보이면 자녀들이 가출한다고 하더라. 그래서 신천지에 충실히 다니는 척하면서 딸을 조용하게 상담으로 이끌어냈다”고 했다.

엄마를 신천지로 이끈 사람은 딸 박모(26)씨였다. 종교가 없던 그녀도 대학 4학년 때 VMS라는 봉사활동을 나갔다가 신천지에 포섭됐다. 박씨는 “2013년 봉사단체에서 동갑내기 친구 두 명을 만났는데, 같은 동네인 데다 공무원 신분이라 신뢰할 만했다”면서 “그들을 통해 심리상담센터 상담이 시작됐고 에니어그램 분석 후 자연스럽게 성경공부를 했다”고 회고했다.

그는 2개월 후 남동생도 다른 포교꾼을 통해 신천지 신도가 됐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신천지 완성 직전’이라는 세뇌교육을 받다 보니 번듯한 직장까지 내려놓았다. 박씨는 “엄마의 ‘구원’을 위해 제발 한 번만 들어달라고 매달려 지난해 신천지로 데려갔다”면서 “하지만 신천지 생활을 하면 할수록 가면을 쓰고 거짓말 포교를 해야 했기에 정신적으로 힘든 상태였다”고 말했다.

딸은 엄마의 지혜로운 대처로 상담을 받으면서 신천지 핵심교리가 하나님의교회 세계선교협회(구 안상홍증인회)에도 등장하는 것을 보고 의심이 생기기 시작했다. 박씨는 “신천지에만 구원이 있다고 철석같이 믿었는데, 다른 이단에도 비슷한 비유풀이가 있어 충격이 컸다”면서 “그걸 계기로 신천지 6년 생활을 끝냈다”고 설명했다.

김씨는 “신천지가 자신들이 진리라고 하지만 신도의 이단 상담을 막으려고 신변보호요청서까지 받아놓고 있다”며 “세뇌교육을 통해 신도를 영적 노예로 만들고 개인과 가정의 인생을 망가뜨리는 신천지는 한국사회에서 없어져야 할 사회악”이라고 성토했다.

이어 “신천지에 빠진 아들이 가출했는데, 당뇨를 앓고 있어 코로나19 사태로 걱정이 많이 된다. 신천지에서 제발 제명 처리해 줬으면 좋겠다”면서 “그렇지 않으면 신천지 센터 앞에서 1인 시위를 벌여 실체를 낱낱이 밝혀내겠다”고 경고했다.

글·사진=백상현 기자 100sh@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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