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 작은 밀알… “한국교회 선교 열정으로 채우겠다”

[세계를 무대로 뛰는 ACTS 출신 교회 지도자들] <4> 양평 상심리교회가 후원한 캄보디아 고영립 선교사

경기도 양평 상심리교회 성도들이 2018년 12월 캄보디아 포이펫교회가 위치한 동네에서 마을 전도집회를 열고 있다.

1996년 봄 경기도 양평 양서면 상심리교회에 인근 아세아연합신학대(ACTS) 신학생이 여럿 모였다. 가난한 신학생들은 교회의 배려로 이곳에서 거주하며 식사하고 공부도 했다. 24년이 지난 2020년 그들 중 한 명이 캄보디아 선교사가 됐다. 고영립 선교사 이야기다.

“상심리교회는 돈이 없어 기숙사조차 들어갈 형편이 되지 않던 가난한 신학생들의 허기를 채워준 사랑방 같은 곳이었습니다. 가난한 신학대학원생 신혼부부의 신혼집이 되기도 했죠. 나눔관에서 신학생들은 세계선교를 향한 헌신을 다짐했습니다. 동역자로서 서로를 위해 기도하고 물건을 통용하고 돕는, 초대교회처럼 사랑을 나누던 곳이었습니다.”

고 선교사는 1995년부터 2년간 ACTS 학부에서 신학 공부를 하면서 상심리교회의 교육전도사로 봉사했다. 2008년에는 상심리교회 부교역자로 청빙을 받아 사역했다.

2014년 창립 100주년을 맞은 상심리교회는 1호 파송 선교사로 고 선교사를 캄보디아에 파송했다. 고 선교사는 “한국교회에서 작은 밀알이 돼 반드시 한 교회를 선교의 열정으로 가득 채우겠다는 소명을 잊은 적이 없다”면서 “96년 상심리에서 만나 비전을 나누던 ACTS 학생들과 필리핀 팔라완섬의 새부족선교회(NTM) 사역지에 단기 선교여행을 다녀오면서 하나님께 받은 소명이었다”고 회고했다.

고 선교사 일행은 당시 경비행기와 소형 모터보트를 타고 작은 섬들을 오가다 거센 풍랑을 만났다. 타고 있던 보트가 심하게 흔들려 생명을 잃을 뻔했다. 이렇게 열악한 상황 가운데 팔라완에서 목회하는 현지 사역자들을 만났다. 감사와 기쁨으로 찬양과 예배를 드리는 원주민들을 보면서, 선교사가 돼 직접 선교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예배 열정과 하나님에 대한 순수성이 급격히 사라져가는 한국교회를 위해 헌신하는 일이 더 급하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그래서 해외 선교보다 국내 목회 사역에 초점을 맞췄다.

선교의 문이 열리기 시작한 것은 2009년이다. 그해 8월 선교에 관심 있던 장로님 한 분과 함께 교회의 허락을 받아 2개월간 태국 라오스 베트남 캄보디아를 순회했다. 상심리교회가 선교현장 상황을 바르게 파악하고 선교하는 교회가 될 수 있도록 인도차이나반도를 돌아본 것이다. 고 선교사는 세 차례 선교 리서치를 다녀온 캄보디아 선교사의 요청에 순종해 2014년 5월 파송 선교사가 됐다.

고 선교사는 지난해 교회가 마련해준 부지에 교회와 선교센터를 건립했다. 성도들의 기도와 후원으로 복음 전도사역과 NGO 사역을 병행하면서 캄보디아의 다음세대를 복음으로 세우는 일에 헌신하고 있다.

상심리교회 청년들이 2018년 8월 캄보디아에서 어린이 초청 전도집회를 개최한 모습.

상심리교회는 ‘하늘 마음이 있는 마을’이라는 뜻을 지닌 상심리에 있다. 116년 역사를 갖고 있는데 1905년 권서인에 의해 복음이 전해지면서 시작됐다. 곽안련 선교사가 초대 당회장이 돼 초창기 10년간 부흥 발전했다. 일제강점기와 6·25전쟁을 겪으면서 많은 어려움이 있었으나 양평 복음화의 전초기지로서 역사적 사명을 다하고 있다.

담임 한종환 목사는 “상심리교회는 선교사가 세운 교회로 선교중심적 교회가 돼야 한다는 소명이 있다”면서 “한국에서 유일하게 선교적 소명에 따라 초교파 연합으로 세워진 ACTS가 가까이 있는데, 어떻게 하면 상심리교회와 함께 선교 비전을 나누고 함께 갈 수 있을까 고민했다”고 설명했다.

한 목사는 “ACTS에서 공부하는 신학생에게 교회 나눔관과 봉사관을 개방해 거주할 수 있게 하고 새벽기도 훈련과 사역자 훈련의 기회를 제공해 초대교회 선교공동체의 삶을 경험하도록 돕는 게 좋겠다는 결론에 이르렀다”고 회고했다. 이어 “외국인 학생들이 명절 고국이 그리울 때는 초청해 식사도 함께했다”고 말했다.

상심리교회는 선교공동체가 돼야 한다는 교회 사명을 지키기 위해 재정 중 가장 많은 금액을 선교에 사용하고 있다. 해외선교뿐 아니라 북한선교에 관심을 갖고 통일한국을 준비하고 있다. 강원도 홍천에 은퇴선교사와 목회자를 위한 ‘하늘동산’도 마련했다. 다음세대를 세우기 위해 10여년 전부터 영어공부를 접목해 다른 지역 어린이들이 상심리교회에서 예배하고 말씀으로 훈련받을 수 있도록 훈련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상심리교회는 매년 2명의 ACTS 대학원생들에게 장학금을 지급한다. 20년 전과 마찬가지로 곽안련 선교사처럼 세계선교의 주역이 될 차세대 선교 리더를 세우는 일에 주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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