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AP·AFP연합뉴스

오는 11월 치러지는 미국 대선이 도널드 트럼프(사진 왼쪽) 대통령과 조 바이든 (오른쪽) 전 부통령의 맞대결로 치러지게 됐다. 민주당 바이든 전 부통령은 대선후보 경선 상대였던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이 중도 하차하면서 대선 본선 진출을 확정지었다. 바이든의 대선 도전은 이번이 세 번째다.

샌더스 상원의원은 8일(현지시간) 지역구인 버몬트주 버링턴에서 촬영한 영상 메시지에서 “지금까지 확보한 대의원 수가 바이든에 비해 300명 뒤지는 상황에서 승리로 가는 길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경선 후보 사퇴를 공식 발표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샌더스가 중도 하차를 결정한 이유로 경선 중반 국면에서 바이든에게 크게 뒤지고 있는 정치적 현실과 코로나19 확산으로 선거 캠페인을 펼칠 수 없었던 문제를 꼽았다.

이로써 7개월 앞으로 다가온 미 대선은 70대 백인 남성 간 양자 대결로 사실상 굳어졌다. 강성 진보였던 샌더스가 아닌 중도 성향의 바이든이 민주당 대선 후보로 조기 확정됨에 따라 중도층 표심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진보·여성·유색인종을 핵심 지지층으로 둔 민주당으로선 백인 노동자와 중도층의 표심을 끌어오는 데 바이든이 적격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최근 여론조사에서는 바이든이 트럼프를 앞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미 퀴니피액대가 지난 2~6일 전국 유권자 2077명을 상대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바이든은 49%의 지지를 얻어 트럼프(41%)를 8% 포인트 차로 눌렀다고 정치전문매체 더힐이 이날 보도했다. 지난 5~7일 이코노미스트가 실시한 전국 유권자 조사에서도 바이든(48%)이 트럼프(42%)를 제쳤다.

바이든은 특히 2016년 대선 당시 트럼프가 겨우 이겼던 위스콘신, 플로리다 등 스윙스테이트(경합주)에서도 근소하게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당시 민주당 힐러리 클린턴 후보가 총득표수에서는 트럼프를 앞서고도 선거인단 수에서 밀린 건 경합주에서 패한 영향이 컸다.

CNN은 “샌더스가 중도 하차하는 과정에서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비록 은밀하게나마 적극적인 역할을 했다”고 보도했다. 민주당의 대선 승리를 위해 ‘급진좌파’라는 우려를 사고 있는 샌더스를 주저앉히는 데 오바마 전 대통령이 모종의 역할을 했다는 것이다.

바이든은 오바마 전 대통령 시절 8년 동안 부통령을 지내면서 대선 후보로 부상했다. 바이든의 선거캠프에는 오바마 행정부의 핵심 인사들이 포진해 있다. 바이든은 30세였던 1972년 델라웨어주에서 치러진 미 연방 상원의원 선거에 민주당 후보로 출마해 당선됐다. 이후 이곳에서 내리 6선을 했다. 98년과 2008년 대선 출사표를 던졌지만 당내 경선에서 고배를 마셨다.

한편 진보 진영의 절대적 지지를 받았던 샌더스는 2016년에 이어 또다시 대권의 꿈을 접었다. ‘진보 대통령’ 꿈도 물거품이 됐다. 샌더스는 ‘급진좌파’ ‘강경’ ‘극단’ ‘공산주의자’ 등 미국식 색깔론 공격을 끝내 극복하지 못했다.

샌더스는 “이 선거 캠페인은 끝나지만 우리의 운동은 끝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선거운동 중단과 별개로 남은 경선기간 투표용지에 이름을 계속 올려 대의원 확보 작업을 이어가겠다는 뜻을 밝힌 것이다. 자신이 추구해 온 진보적 의제들을 민주당 대선 공약에 포함시키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권지혜 기자, 워싱턴=하윤해 특파원 jhk@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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