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눈 깜빡임 줄면 안구건조증 위험… 저학년 근시·가성근시 조심
잘못된 자세로 장시간 학습땐 거북목·척추측만증 생길수도
등 펴게 하고 모니터 높이 조절을


초·중·고교의 순차적 온라인 개학이 시작돼 원격 수업이 이뤄지고 있다. 오는 16일부터는 초등학교 4학년 이상까지 확대된다. 다양한 수업 방식이 시도되고 있지만 학생들 입장에선 PC나 노트북 앞에 앉아있어야 한다. 장시간 컴퓨터를 사용해 학습을 이어가야 하는 아이들의 건강에 경고등이 켜질 수 있다.

컴퓨터 화면을 오랫동안 주시해야 함에 따라 눈 건강이 위협받을 수 있다. 성인과 마찬가지로 아이들도 한 곳의 화면에 집중하다 보면 눈 깜빡이는 횟수가 평소보다 감소한다. 눈 깜빡임이 줄면 눈물 증발량이 증가해 눈물층이 마르고 안구 건조증을 일으킬 수 있다. 건조 증상이 심해져 눈물층이 균일하게 유지되지 않으면 망막(카메라 필름에 해당)에 상이 전달되지 않아 시력이 떨어질 수 있다. 근시와 가성근시(일시적 근시)도 생길 수 있다. 눈은 물체를 볼 때 모양체(수정체를 감싼 조직)의 근육을 수축·이완시켜 수정체의 두께를 조절해가며 물체와의 거리가 달라져도 망막에 상이 정확하게 맺히도록 한다.

하지만 가까운 곳에서 하나의 물체를 오래 보면 근육이 수축된 상태를 유지해 근거리 작업에 용이하도록 초점이 맞춰지고 반복되면 근시가 발생할 수 있다. 건양의대 김안과병원 사시&소아안과센터 김대희 전문의는 13일 “아이들의 수정체는 성인보다 유연성이 뛰어나 근거리의 물체를 장시간 보게 되면 수정체가 근거리에 있는 사물만 잘 볼 수 있도록 발달돼 가성근시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때 정밀검사를 통해 가성근시임을 확인하지 않고 일반 근시로 오해해 안경을 잘못 맞추게 되면 시력발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근시의 발생과 악화는 주로 저학년 시기에 급격히 일어나는 만큼 보다 적극적인 관심이 필요하다. 컴퓨터 화면과 눈 사이 간격은 50㎝이상 유지하고 바른 자세로 보는 것이 좋다. 컴퓨터 화면이 보이지 않는다고 눈을 가까이 가져간다면 자녀의 시력에 변화가 생겼을 가능성이 있으므로 시력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안경을 쓰고 있어도 시력 변화가 생겨 도수가 달라졌을 수 있다.

수업 내내 화면에서 눈을 떼지 못할 경우 눈 조절력을 과다하게 사용하게 돼 눈의 피로와 함께 일시적인 원거리 시력저하가 올 수도 있다. 또 근거리 작업이 많아지면 눈모음이 과다해져 사시가 발생할 위험도 있으며 원거리 복시(두겹으로 보임) 증상이 발생할 수도 있다.

태블릿PC 활용 때는 더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김 전문의는 “화면 크기가 작을수록 글자나 그림이 작게 표시되므로 자세히 보려 화면 가까이 당겨서 보는 일이 흔해진다”면서 “조절력 과다, 눈몰림 위험이 더 높아질 수 있다”고 했다. 눈 건강을 지키기 위해선 온라인 수업 중 의식적으로도 눈을 자주 깜빡이도록 지도해야 한다. 또 한 과목 수업이 끝나면 먼 곳을 보며 눈에 충분한 휴식을 취하도록 한다.

집에서 책상에 앉아 장시간 컴퓨터를 볼 때 학생들의 자세는 흐트러지기 십상이다. 성장기 뼈가 유연한 청소년은 잘못된 자세가 지속될 경우 척추가 어느 한쪽으로 구부러지는 ‘척추 측만증’이 생길 수 있다. 뒤에서 봤을 때 척추가 일직선으로 곧게 뻗어 있어야 하는데 한쪽으로 휘어지면 양쪽 어깨 높이가 다르거나 골반이 기울어져 몸이 한쪽으로 치우쳐 보인다.

부평힘찬병원 이경민 원장(신경외과 전문의)은 “허리를 앞으로 구부렸을 때 등의 한쪽이 튀어나와 있으면 척추 측만증을 의심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리를 꼬거나 책상에 기대는 자세는 바람직하지 않다. 허리를 의자 깊숙이 넣어 어깨부터 골반까지 일직선이 되는 자세를 유지하며 가슴을 펴고 목은 세워 앉아야 한다.

장시간 컴퓨터 사용은 아이들의 목 어깨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 자생한방병원 고원일 원장은 “컴퓨터 사용 시간이 길수록 모니터를 향해 목을 앞으로 내미는 자세를 자주 취하게 되기 때문”이라며 “앞으로 쏠린 머리를 지탱하기 위해서는 목과 어깨에 큰 부하가 걸린다”고 했다. 실제 2014년 미국 척추외과 전문의 케네스 한즈라즈 박사 연구에 따르면 목을 15도만 앞으로 기울여도 12.2㎏, 30도에서는 18.1㎏, 60도에서는 27.2㎏의 부담이 가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과정이 반복되면 뒷목과 어깨에 잦은 뻐근함과 근육통, 거북목증후군이 유발될 수 있다. 특히 목을 빼 화면을 보는 등 머리가 몸통의 앞쪽에 위치한 자세는 정상적인 목뼈의 C자 커브를 사라지게 한다. 일자목이 되거나 거북이처럼 목을 앞으로 구부정하게 숙이고 있는 비정상적인 자세로 인해 목뼈가 ‘역C자’로 변형될 수 있다. 이경민 원장은 “아이가 온라인 수업을 받을 때 엎드려 목을 옆으로 하는 행동을 자주 하거나 컴퓨터 모니터가 눈높이 보다 아래 있다면 목 건강을 살펴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거북목증후군으로 진료받은 10대 환자는 지난해 11만6970명으로 전해(10만8645명) 보다 약 7.7% 증가했다. 그렇지 않아도 늘고 있는 10대 거북목증후군이 장기간 온라인 수업 영향으로 더 증가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아이를 옆에서 관찰했을 때 귓불 아래 방향으로 가상으로 그린 선이 어깨의 제일 앞부분과 동일 선상에 놓인다면 정상, 3㎝ 이상 앞으로 떨어지면 거북목증후군 진행단계, 5㎝ 이상이면 교정이 필요한 상태다.

목뼈가 변형되면 목에 가해지는 충격을 완화하는 능력이 떨어져 목 주변 근육에도 문제가 생길 수 있다. 목이 피곤하고 어깨 통증이나 두통 같은 증상을 유발하거나 심한 경우 목 디스크로 진행될 수 있다.

전문가들은 컴퓨터를 사용하면서 등을 펴주는 습관만 들여도 목이 앞으로 쏠리는 것을 상당 부분 예방할 수 있다고 말한다. 모니터 높이는 눈과 수평이 되게, 혹은 머리 보다 살짝 낮게 설정해 고개가 숙여지거나 내밀어지지 않도록 한다. 틈이 날 때마다 목을 가볍게 돌려주거나 앞뒤로 움직이는 스트레칭을 해 긴장을 풀어주는 것도 도움이 된다.

민태원 의학전문기자 twm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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