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 막바지에 접어들면서 ‘범여권 180석’ 논란이 핫이슈가 되고 있다. 진보 진영의 대표주자인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지난 10일 더불어민주당을 포함한 범여권이 180석을 확보할 수 있다고 예측하면서 시작됐다. 민주당과 미래통합당은 모두 극도로 긴장하면서 적극적인 여론전을 펼치고 있다. 여당은 내심 절반을 넘어 180석 이상까지 희망하고 있지만 역풍을 우려해 몸을 낮추고 있다. 이낙연 민주당 공동상임선대위원장이 12일 “섣부른 전망을 경계한다”고 밝힌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반면 통합당은 문재인정부의 독주를 막기 위해서는 어떻게든 180석은 저지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황교안 대표 등 통합당 관계자들은 연일 “오만의 극치”라고 비판하면서 ‘섬찟했다’, ‘문재인 독재가 시작된다’ 등 자극적인 표현을 써가며 보수층 결집과 함께 견제론이 확산되도록 읍소하고 있다.

왜 이렇게 180석에 목을 맬까. 여당으로선 사사건건 반대만 하는 야당에 맞서 문재인정부 후반기 국정을 주도적으로 끌고 가기 위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여기에는 국회선진화법을 극복하려는 방편이 내포돼 있다. 2012년 5월 도입된 이 법은 당초 ‘몸싸움 방지법’으로까지 불리며 취지가 좋았지만 야당의 반대가 있으면 핵심 법안 하나도 제대로 처리하지 못하는 문제가 발생했다. 박근혜정부 때 당시 여당도 이런 문제 때문에 180석 이상을 희망했다. 이 법에는 재적의원 5분의 3 이상(300명 중 180명)이 찬성하면 주요 법안의 강행 처리가 가능하도록 조건을 달았다. 따라서 180석을 확보하면 사실상 국회 장악이 가능하다.

그런데 180석은 강력한 견제심리를 작동시키는 여건이 되기도 한다. 4년 전 20대 총선을 앞두고 당시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국회선진화법을 무력화하기 위해서는 180석 이상을 얻어야 하고, 충분히 이룰 수 있는 목표라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강력한 견제심리가 작동했고, 결국 새누리당은 제1당 지위까지 민주당에 뺏겼다. ‘180석 논란’이 현실이 될지, 지난 총선 때처럼 견제심리의 발단이 될지 이번 총선의 핵심 관전 포인트다.

오종석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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