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일청산 문구도 안돼”… 오락가락 선관위, 비판 자초했다

당초 허용에서 야당 반발로 후퇴… 야 “이런 선관위 없었다” 맹비난

총선을 이틀 앞둔 13일 세종시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선거관리위원회 직원들이 개표소 설치 작업을 하고 있다. 15일 오후 투표가 마감되면 일반·사전·우편투표함 등 2만7700개 투표함이 전국 251개 개표소로 옮겨져 개표가 진행된다. 연합뉴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오락가락하는 결정을 내놓았다. 선관위는 형평성 논란으로 도마 위에 오르자 애초 허용했던 현수막 문구(100년 친일 청산 투표로 심판하자)의 사용을 불허했다. 여당의 선거운동 프레임은 무리하면서까지 수용하고 있다는 야당의 주장에 부담을 느낀 것으로 보인다. 선관위는 일부 혼란에 대해 유감을 표했지만, 오락가락을 자초했다는 비판은 피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야당은 올 초부터 야당 명칭 변경을 둘러싼 논란 등 선관위가 여러 상황을 야당에 불리하게 만들고 있다고 주장한다. 급기야 13일에는 복지관의 선거 안내문에 ‘1번만 찍으세요’ 문구가 논란이 됐다.

선관위는 이날 전체회의를 열고 “‘민생파탄’ ‘적폐 청산’ ‘친일 청산’ 등 선거에 영향을 미치는 내용을 포함해 공직선거법에 규정하지 않은 방법으로 현수막, 피켓 등을 이용한 투표 참여 권유 활동은 모두 허용되지 않는다”고 결정했다. 이에 따라 ‘투표로 100년 친일 청산’ ‘투표로 70년 적폐 청산’이 포함된 투표 독려 현수막도 허용되지 않는다는 게 선관위의 설명이다. 다만 현수막, 피켓 등을 이용한 순수한 목적의 투표 독려 활동은 허용된다.

공직선거법에 따르면 투표 참여 권유 시 특정 정당 또는 후보자를 지지·추천하거나 반대하는 내용을 포함해선 안 된다. 또 정당 명칭 등을 유추할 수 있는 내용도 법에 저촉된다.

선관위는 지난 11일 서울 동작을 나경원 미래통합당 후보 지지자들의 ‘민생파탄 투표로 막아주세요’ ‘거짓말 OUT 투표가 답이다’라고 적힌 투표 독려 피켓 사용을 제지했다. 반면 선관위는 이수진 더불어민주당 후보 지지자 측이 투표 독려를 위해 내건 현수막 문구 ‘100년 친일 청산 투표로 심판하자’ ‘투표로 70년 적폐 청산’은 허가, 형평성 논란을 자처했다.

야당은 선관위가 여당 눈치를 보며 나 후보 측 지지자의 투표 독려 피켓 문구 사용을 불허했다고 주장했다.

박형준 미래통합당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은 이날 “지금 같은 선관위는 없었다”며 “여당의 친일 프레임은 허용하면서 민생파탄은 대통령이나 여권을 연상시킨다고 해서 불허하는 건 형평성에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통합당은 선관위 책임자를 고발할 예정이다. 선관위는 올 들어 ‘비례자유한국당’ ‘안철수당’ 당명 사용을 불허하면서 야권에 유독 엄격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야당은 선관위 구성도 문제 삼고 있다. 중앙선관위 위원은 9명이 정원이지만 현재 7명만 선임돼 있다. 이 가운데 5명이 진보 성향으로 분류된다. 야당은 지난 대선 문재인 캠프 특보를 지낸 조해주 상임위원이 편향성 문제의 핵심이라고 비판한다.

서울 강남구 역삼동 소재 한 복지관은 사전투표일인 10일 이용 주민에게 ‘기표소에 들어가 도장을 1번만 찍으세요’라는 문구가 든 안내문을 직접 배포했다. 지역구 투표용지 1번은 민주당이다. 곽상도 통합당 의원은 “누구라도 ‘1번 찍으세요’라고 하면 민주당을 찍으라는 의미로 받아들일 것”이라고 밝혔다. 복지관은 “선관위 자료를 변형해 안내문을 만들다가 ‘한 번만’을 ‘1번만’으로 고쳐 오해의 소지가 생긴 것 같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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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헌 신재희 기자 kmpaper@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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