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영 대립 상승 견인… ‘높은 투표율=야당 유리’ 공식도 깨져

부산 등 영남권 상승세 두드러져… 서울도 격전지 중심 70%대 기록

서울시 선거관리위원회 관계자들이 15일 투명 안면 마스크를 쓴 채 서울 영등포구 다목적 배드민턴 체육관에 마련된 개표소에서 투표함을 열어 개표를 시작하고 있다. 서영희 기자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던 사전투표율(26.69%)이 예고했듯 15일 본투표도 2000년대 들어 가장 높은 투표율을 나타냈다. 선거에서 주로 하위권을 맴돌던 영남권의 투표율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투표율이 높으면 야당에 유리하다는 일반론도 깨졌다. 출구조사 결과 범여권이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21대 국회의원 선거 투표율(66.2%)은 2007년 17대 대선(63.0%)보다도 높은 수치다. 사전투표율이 전체 투표율을 끌어올린 것으로 보인다. 지난 10일과 11일 이틀간 진행된 사전투표율은 26.69%다. 이 역시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치러진 2017년 대선의 사전투표율(26.06%)보다 높았다.

과거 선거에서 볼 수 있었던 서고동저(西高東低) 현상은 이번 총선에서는 뚜렷이 보이지 않았다. 전국 17개 시도 중 울산이 68.6%로 전국 최고를 기록했다. 그 다음 세종이 68.5%로 뒤를 이었다. 서울과 전남도 각각 68.1%, 67.8%로 전국 평균을 상회했다. 최저는 충남으로 62.4%를 기록했다. 제주와 인천도 각각 62.9%와 63.2%로 하위권을 차지했다.


특히 영남권의 투표율 상승이 두드러졌다. 2016년 20대 총선에 비해 투표율 상승폭이 가장 큰 권역이었다. 부산이 12.3% 포인트 상승으로 가장 크게 올랐다. 지난 총선에서 꼴찌를 차지했던 대구는 12.2% 포인트 올라 전국 7위였다. 경남 10.8% 포인트, 경북 9.7% 포인트 등 20대 총선보다 10% 포인트씩 올랐다. 대구 수성구 투표율은 72.8%에 달하며 전국 상위권에 들었다. 사전투표에서 호남 지역 투표율이 높게 나타나자 이를 견제하기 위해 보수 유권자들이 결집한 것으로 풀이된다.

서울에서도 지역별로 차이를 보였다. 가장 높은 투표율을 기록한 곳은 서초구(71.7%)였다. 가장 낮은 투표율을 보인 곳은 중랑구(63.5%)였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공동상임선대위원장과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가 맞붙은 종로구는 70.6%로 서울에서 다섯 번째였다. 그 외에 격전지로 분류됐던 송파구(71.3%) 동작구(71.2%)도 70%대 투표율을 기록했다.

시간대별로는 이날 오후 1시 사전투표와 선상·재외투표를 합산하자 투표율이 49.7%로 뛰어올랐다. 시간이 지날수록 지난 총선 대비 동시간대 투표율 격차는 점점 벌어졌다. 투표 마감을 2시간 앞둔 오후 4시 투표율은 59.6%를 기록하며 일찍이 지난 총선 투표율(58.0%)을 앞질렀다.

보수와 진보 양 진영 간 대립 심화가 투표율 상승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또 코로나19를 비롯해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과 비례대표용 정당의 등장 등 각종 이슈가 쏟아지면서 선거에 대한 유권자들의 흥미가 높아졌다는 해석도 있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진영 정치의 결정판이 투표율을 끌어올릴 수 있다”며 “연동형 비례제 등 독특하게 변한 정치 환경, 불안해하는 상황 속에서 내 한 표가 가치 있다고 생각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가현 기자 hyu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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