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압승… 코로나 민심, 강한 정부 택했다

범여권 비례 포함 180석 육박할 듯… 16년 만에 진보 진영 과반 차지

서울 종로에 출마한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15일 종로구 사무실에서 당선이 확정된 뒤 부인 김숙희씨와 함께 꽃다발을 들고 지지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이 후보는 민주당의 총선 승리에 대해 “국민의 명령을 받들어 집권 여당의 책임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지훈 기자

사상 초유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 속에서 진행된 4·15 총선에서 국민은 정부·여당의 손을 들어줬다. 더불어민주당과 비례정당 더불어시민당이 거대 여당이 되면서 2004년 17대 총선 이후 16년 만에 의회 권력의 확실한 주도권을 쥐게 됐다. 정권 견제론과 경제 실정론을 앞세웠던 미래통합당과 비례정당 미래한국당은 참패했다. 집권 중반 치러진 총선에서 ‘정권 심판론’이 위력을 발휘하지 못한 첫 사례로 기록될 전망이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개표 집계 결과 16일 오전 2시 현재 민주당은 지역구 253석 중 159석에서 당선이 확실하거나 유력시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민당 비례대표는 17석으로 예상돼 선거 막판 거론됐던 180석에 육박할 전망이다. 민주당은 이번 승리로 2016년 20대 총선, 2017년 대선, 2018년 지방선거에 이어 유례없는 4연승 기록을 세웠다. 이번 압승을 발판삼아 후반기 국정 운영을 안정적으로 이끌어갈 동력 확보에 성공했을 뿐 아니라 차기 대권에서도 유리한 고지를 차지했다.


통합당과 한국당은 서울 및 경기·수도권에서 밀리며 88석을 얻을 것으로 예측됐다. 한국당이 비례대표 19석 정도 얻을 것으로 보여 최종적으로 110석 안팎이 예상된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보여준 반성과 성찰이 국민 눈높이에 미치지 못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서울 종로에서 차기 대권주자 간 경쟁을 벌였던 황교안 대표는 이낙연 민주당 후보에게 맥없이 졌다. 황 대표는 물론 대다수 주자들이 리더십에 타격을 입으면서 향후 보수 진영의 대권 가도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선거제 개편으로 헌정 사상 처음 준연동형 비례제가 도입된 선거였지만 거대 양당이 비례정당을 내세워 표를 쓸어가면서 양극화 현상이 심화했다. 제3정당 후보 중 지역구 당선자는 경기 고양갑에서 당선된 정의당 심상정 대표가 유일했다. 무소속 당선자는 통합당 공천에 반발해 출마한 김태호, 권성동 의원 등 5명이다.


민주당과 통합당의 양강 구도 속에서 지역주의가 되살아났다. 민주당은 20대 국회 당시 국민의당에 내줬던 호남 탈환에 성공했다. 민주당은 광주와 전남북 28개 지역구 중 27곳에서 승리했다. 민생당과 무소속으로 출마한 호남의 맹주들은 힘을 발휘하지 못했다. 유일하게 전북 남원·임실·순창에서 무소속으로 출마한 현역 이용호 의원만이 이강래 후보를 꺾었다.

통합당은 대구·경북 25석 중 1곳을 빼고 압승했다. 지난 총선 당시 새 역사를 썼던 민주당 김부겸, 홍의락 의원은 모두 패했다. 부산·울산·경남의 65개 지역구에서도 통합당 후보들이 선전하면서 민주당은 최대 6석에 그칠 전망이다.

수도권에서는 마지막까지 초박빙 승부가 펼쳐졌다. 개표 막판까지 업치락뒤치락 1, 2위가 바뀌는 곳이 70여곳에 달했다. 경기도와 충청 지역에서는 도농 지역구별로 갈라진 표심이 드러났다. 도심 지역에서는 민주당 후보들이 선전했고, 통합당 후보들은 농촌 지역구에서 승기를 잡았다.

김나래 기자 nara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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