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

시사 > 전체기사

증강현실 기반 앱 ‘젠리’ ‘제페토’ 10대 사로잡다

제페토와 젠리 앱을 구동할 때 나타나는 초기화면.

“젠리 써요. 애들 어디있는지 보려고. 그냥, 어디있는지 궁금하니까요.”

임서희(16 여)양은 젠리를 왜 쓰냐고 묻자 이 같이 대답했다. 젠리를 보면 친구들의 동향을 바로 알 수 있다는 것이다. 내 친구들 중 어떤 친구들이 주로 모이는지, 어떤 모임이 나를 빼고 모이는지도 알 수 있어 쓴다는 대답이다.

젠리와 제페토 등 온라인 증강현실을 기반으로 한 소셜 콘텐츠 어플리케이션(앱)이 1990년대 이후 출생자들을 일컫는 Z세대에게 사랑받고 있다. 이는 과거 2000년대 초반에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온라인 가상공간 싸이월드의 인기를 방불케 한다.

젠리는 구글지도를 기반으로 내 친구의 위치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는 위치기반 앱이다. 프랑스인 개발자가 만들었지만 최근 스냅챗으로 유명한 스냅이 인수했다.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서만 1000만 명 이상 다운로드했다. 관련업계는 젠리의 국내 가입자 규모가 100만명을 넘어선 것으로 추정한다. 놀라운 것은 가입자수가 이렇게 늘도록 젠리가 국내에서 전혀 홍보를 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또 대부분 이용자가 10대인 것도 독특한 점이다. 또래 집단과의 유대감이 무엇보다 중요한 10대에게 친구들의 동향을 알려 주는 젠리가 이목을 끌었다는 분석이다.

젠리 친구를 맺으면 친구가 현재 어디 있는지를 알 수 있다. 친구가 이동 중일 때는 이동 속도도 표시되며 배터리 상태도 뜬다. 충전하고 있으면 충전 중인 것도 표시된다. 내가 친구들과 만나면 범프 상태가 된다. 다른 친구들이 만나도 만남 사실을 알 수 있고, 메시지도 보낼 수 있다. 다만 과도한 사생활 침해는 문제다. 젠리 앱을 깔아두면 원하든 원하지 않든 내 위치가 다 보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젠리를 쓰다가 이용을 중지했다는 이소미(16·여)양은 “젠리는 내가 어디 있는지 다 아는 게 싫어서 안 쓴다”고 답하기도 했다.

젠리와 함께 제페토의 인기도 심상치 않다. 현재 인스타그램에서 ‘#제페토스타그램’ 태그의 게시물은 약 20만9000건이다. ‘#제페토맞팔’은 약 74만8000건, ‘#제페토친구해요’는 약 25만3000건이다. 제페토로 만든 아바타를 올리는 이들이 그만큼 많다는 얘기다.

제페토에서는 이 아바타를 자기가 원하는 대로 리터칭하고, 여러가지 옷이나 스타일로 꾸밀 수 있다. 여기에 3D 가상세계에서 친구를 맺고 함께 사진을 찍는 등 소셜 활동을 즐길 수 있다. 개성 있게 꾸민 제페토 캐릭터는 100만명 이상의 팔로워를 거느리는 등 사이버 세상에서 인기를 누린다. 팔로워가 많은 리더는 다양한 콘셉트와 포즈로 캐릭터를 발전시키며 팬을 거느린다. 제페토 유저들은 어떻게 하면 더 많은 팔로워를 가질지, 어떻게 많은 '좋아요'를 받을지를 연구한다.

다만 제페토는 과금 플랫폼이라 아이템을 돈 주고 구매해야 한다. 기본적으로 옷이나 머리치장 등 아이템이 게임머니로 2500원 이상이다 보니 자신이 원하는 대로 꾸미려면 이른바 '현질(현찰구매)'를 하게끔 유도한다. 비싼 아이템으로 치장한 ‘가상의 나’를 부풀리는 플랫폼의 특징 때문에 가상현실에서의 삶만 즐기게 되는 악영향도 일부 예상된다.

이들 앱의 인기는 나를 꾸며서 많은 이들에게 알리고 싶고, 내 친구가 무엇을 하는지 알고 싶어하는 Z 세대의 마음이 반영되었다고 분석된다. 업계 관계자는 “10대들은 자신을 알리고 이를 공유하는 데 익숙해 있다”며 “다만 과금이나 사생활침해 등 앱의 악영향들을 감안할 필요는 있다”고 말했다.

구현화 쿠키뉴스 기자 kuh@kukinews.com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국민일보 신문구독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