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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연 당선시킨 종로, 정당투표선 한국당이 이겼다

지지정당 놔둔 채 인물 보고 선택… 곳곳서 보수 유권자 ‘교차투표’


더불어민주당이 4·15 총선에서 기록적인 압승을 거뒀지만, 일부 선거구에서는 보수 비례정당 득표율이 진보 비례정당 득표율을 앞서는 ‘교차투표(cross voting)’ 현상이 벌어졌다. 서울 종로에서 이낙연 민주당 후보가 황교안 미래통합당 후보를 누르고 대승했는데도 비례대표 투표에선 미래한국당이 더불어시민당을 앞서는 식이다.

국민일보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개표 자료를 19일 분석한 결과 서울 종로를 비롯한 일부 지역구에서 이러한 교차투표 현상이 일어났다. 미래통합당 지역구 당선인이 나온 곳에서 시민당이 더 많은 표를 받은 경우는 없었다.

서울 종로에선 이낙연 후보가 황교안 후보를 1만7308표 차이로 앞섰다. 하지만 비례정당 투표에선 미래한국당(3만987표)이 더불어시민당을 448표 차이로 앞섰다. 지역구 후보로는 이 후보를 뽑고 정당은 미래한국당에 투표한 유권자가 상당수 존재한 것으로 풀이된다. 서울 중·성동갑에서는 홍익표 민주당 후보, 중·성동을에서는 박성준 민주당 후보가 당선됐다. 하지만 중·성동에선 미래한국당(8만2897표)이 시민당보다 2136표 더 얻었다.

서울 강동갑·을도 미래한국당(8만8630표)이 시민당(8만4087표)을 크게 앞섰다. 그러나 지역구로 보면 강동갑·을 모두 진선미·이해식 민주당 후보가 각각 당선됐다. 영등포도 김영주(갑)·김민석(을) 민주당 후보가 당선됐지만 비례투표에선 미래한국당이 시민당을 2000표 이상 앞섰다.

경기도와 인천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나타났다. 경기 의왕·과천에서 이소영 민주당 후보가 당선됐지만 미래한국당(4만2620표)이 시민당을 1456표 앞질렀다. 이규민 민주당 후보가 당선된 경기 안성도 미래한국당이 시민당을 1800여표 앞섰다. 인천 연수도 민주당의 박찬대(갑)·정일영(을) 후보가 당선됐지만 미래한국당(6만3949표)이 시민당을 2000표 이상 앞섰다.

충북은 청주상당과 청주서원, 대전은 동구와 중구, 충남은 당진과 논산·계룡·금산 등에서 교차투표 현상이 나타났다. 민주당 이광재(원주갑)·송기헌(원주을) 후보가 당선된 강원도 원주도 마찬가지였다.

전문가들은 교차투표의 원인으로 보수 유권자의 분화 가능성을 꼽았다.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후보는 마음에 안 들어도 지지 정당은 바꿀 수 없어 나타난 결과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세밀한 분석이 필요하다고 전제하면서도 “보수 성향인데 통합당 후보가 마음에 들지 않아 지역구 투표는 민주당에 한 경우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범진보 정당 선택지가 상대적으로 많았기 때문이라는 시각도 있다. 진보 유권자의 정당 투표는 민생당 정의당 열린민주당 등으로 분산된데 비해 보수 유권자들의 표는 미래한국당 한 곳으로 결집했다는 것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정당 투표가 ‘범진보 진영 대 미래한국당’ 구도로 양분돼 일부 접전지에선 미래한국당이 앞선 결과가 나왔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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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재희 기자 jsh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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