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해 전에 아이들이 좋아하는 애니메이션을 극장에서 본 적이 있다. 미래 사회가 배경이었는데 등장인물이 살고 있던 집은 최첨단의 고층 건물이었다. 휘황찬란한 미래 도시에서 익숙한 모습의 주택에 여전히 살고 있는 사람도 있어서 인상적이었다. 미래에는 첨단과학 세상과 아날로그 세상의 두 가지 모습이 공존할 수도 있겠구나 싶었다. 미래 사회는 어떤 모습일까? 디스토피아가 올 거라고 경고하는 학자도 있고, 유토피아 사회를 예측하는 사람도 있다. 분명한 점은 미래의 과학은 우리의 삶을 분명히 다르게 재배치할 것이다.

한국과학문학상을 수상한 소설 ‘관내분실’에 보면 사람이 죽은 후에도 생전의 마인드를 도서관에 보관할 수 있다는 설정이 나온다. 가족들은 도서관에 보관된 마인드를 통해 그들의 삶을 더 선명하게 이해할 수 있게 된다. 만약 그런 기술이 가능해진다면 사람들은 자신의 마인드를 남은 가족들이 보관할 수 있도록 동의하게 될까?

나는 아이들이 일상에서 공유했던 사소한 추억들을 떠올리면서 다른 가족에게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많이 나누기를 바라는 편이다. 그래서 어린 시절 경험했던 일과 가족 이야기를 평소에도 자주 들려준다. 예전에 큰애에게 나중에 엄마에 대한 이야기를 글로 써줄 수 있냐고 물어본 적이 있다. 아이는 자신이 글로 쓴다면 엄마가 스스로를 바라보는 모습과는 조금 다르게 그려질 수도 있는데 괜찮은지 되물었다. 상관없다고 대답했다. 우리는 누군가의 프리즘에 상처럼 맺혀서 이해하고 받아들여진다. 내가 생각하는 ‘나’와 아이가 생각하는 ‘나’ 사이에는 어쩌면 거리가 있을지도 모르겠다. 도서관에 마인드를 보관할 수 있게 된다면 동의하고 싶다. 시간이 지난 후에라도 마음을 전할 수 있다고 믿는다면 남은 사람이 살아가는 세상은 이해와 소통의 기회가 늘어날 수도 있다. 미래 사회에 대한 따뜻한 기대를 한 가닥 품은 채 살아가고 싶다.

문화라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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