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밝은 독자라면 눈치챘을 것이다. 짐작이 맞다. tvN 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 ‘슬기로운 감빵생활’에서 가져온 제목이다. 황금연휴를 앞둔 지금 그 어느 때보다 ‘슬기로운 방역생활’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지난 2월 26일 시작된 사회적 거리두기는 3월 22일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로 강화됐고, 4월 20일 다소 완화돼 5월 5일 끝날 예정이다. 70일간의 거리두기 후 상황이 좋아지면 생활방역으로 전환된다.

생활방역은 일상적인 사회·경제 활동을 하면서 코로나19의 감염 예방과 차단을 병행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지속가능한 생활 속 거리두기인 셈이다. 정부가 공개한 개인방역 5대 수칙은 이렇다. 아프면 집에 3~4일 머물기, 사람과 사람 사이 두 팔 간격 건강 거리두기, 30초 손 씻기·기침은 옷소매로 가리기, 매일 2번 이상 환기, 거리는 멀어져도 마음은 가까이. 문제는 아파도 집에서 쉴 수 없는 사람들이다. 고용주의 선한 마음에 기댈 수만은 없다. 정부는 이런 생활방역 수칙을 제도화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생활방역으로 슬기롭게 넘어가는 과정에 복병이 있다. 바로 30일부터 어린이날까지 최장 6일간 이어지는 황금연휴다. 나들이를 부르는 화창한 날씨 속에 여행이나 모임을 계획하는 이들이 많다. 제주도에는 이 기간 18만명이 몰릴 것이라고 한다. 물리적 거리가 가까워질수록 전파 가능성도 커진다. 방역 당국으로선 초긴장 상태다. 한때 끝날 것 같던 코로나는 31번 확진자가 나온 후 폭발적으로 늘었다. 방역 모범국 싱가포르는 등교 개학을 기점으로 한순간에 유행이 증폭됐다. 완전히 마음을 놓을 수 없는 이유다.

이번 연휴를 잘 넘겨야 5월 중순 아이들의 등교 개학이 가능하다. 코로나 첫 확진자가 나온 지 30일로 102일. 헌신적인 노력을 기울인 의료진과 외출을 극도로 자제하며 버텨온 우리 모두의 노력이 헛되지 않도록 슬기로운 방역생활이 필요하다. 황금연휴는 우리 사회가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는 첫걸음이 언제일지를 판단할 중요한 시험대가 될 것이다.

한승주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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