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국내 추가 확진자 수가 한자릿수에 머물거나 아예 0명이 되면서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과 같은 ‘코로나 영웅’들이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다. 하지만 그들 못지않게 전염병 극복을 위해 음지에서 열심히 일해온 이들이 많다. 특히 군인들이 그렇다. 그들은 일하기 제일 힘든 곳이나 혹시라도 전염될까봐 가기 꺼려지는 곳에서 그야말로 코로나 전사로서 땀을 흘렸다.

국방부에 따르면 1일 현재도 전국 곳곳에 군의관 54명, 간호장교 207명, 지원병력 1785명이 파견돼 코로나19 치료 및 방역 활동을 벌이고 있다. 1월말부터 지금까지 투입된 연인원으로는 군의관 7127명, 간호장교 2만513명, 지원병력 13만6754명이나 된다.

현재 파견된 군의관과 간호장교의 30%가 감염병 전담병원이나 선별진료소와 같은 이른바 ‘방역 최일선’에서 활동 중이다. 앞서 아직 앳된 모습의 간호사관생도들이 졸업하기 무섭게 곧바로 전쟁터 같았던 대구에 투입되고, 군의관 후보생들도 앞다퉈 대구 파견을 자원해 국민들의 가슴을 뭉클하게 했다. 화생방방호사령부의 특수임무대는 사람들이 꺼리는 코호트(집단) 격리 지역에 파견돼 방역활동을 펼쳤다.

국내 감염이 잦아드는가 싶더니, 군인들에게 새로운 전선이 나타났다. 외국발 확진자가 넘쳐나자 전국의 공항과 항만에 긴급 투입됐다. 의료진은 물론, 외국어 좀 한다는 병사들도 차출됐다. 마스크 대란이 났을 때는 마스크 제작·운송에 군인이 동원됐고, 환자가 쏟아져 혈액이 모자라자 3만4800명의 장병이 헌혈에 나섰다. 이 정도면 ‘만만한 게 군이냐’는 불만도 나올 법한데 그들은 어떤 군소리도 없이 묵묵히 국민의 명령을 따랐다.

코로나 지원에 나선 군인들은 힘들었겠지만 어느 때보다 ‘국민의 군’이라는 걸 실감나게 해준 게 그들이었다. 민관군이 손을 맞잡았기에 코로나19도 일찍 진정시킬 수 있었다. 군이 한 일에 비해 큰 조명을 못받았지만, 아마 국민은 마음속으로 대한민국 모든 장병들에게 1계급 특진을 시켜줬을 것이다.

손병호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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