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포데믹(infordemic·정보전염병)은 정보(information)와 전염병(epidemic)의 합성어다. 미 클린턴 정부 때 상무차관을 지낸 데이비드 로스코프가 2003년 5월 워싱턴포스트에 기고한 글에서 처음 사용했다. 그는 부정확하거나 왜곡된 정보가 다양한 경로를 통해 빠르게 확산되고 증폭되면서 사회경제적 혼란을 부추기고 더 큰 비용을 초래한다고 지적했다. 검증되지 않은 정보의 무분별한 확산이 전염병 자체보다 더 심각한 폐해를 끼칠 수 있다고 경고한 것이다.

최근 2주간 한반도를 뜨겁게 달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사망·위중설은 인포데믹의 결정판이다. 지난달 11일 노동당 정치국 회의 주재를 끝으로 한동안 김 위원장에 대한 행적 보도가 사라지자 신병이상설이 제기됐다. 북한 권력층이 총출동한 태양절(4월 15일) 금수산태양궁전 참배에 김 위원장이 2012년 집권 후 처음으로 불참한 소식이 전해진 게 기름을 부었다. 북한 전문 인터넷 매체 데일리NK가 20일 김 위원장이 심혈관계 시술을 받은 뒤 심각한 위험에 처해 있다고 보도했고, 미국의 유력 매체인 CNN이 이를 기정사실인 것처럼 보도하자 온갖 억측이 난무하기 시작했다. 일본의 한 주간지는 구체적인 정황을 들어 김 위원장이 식물인간 상태라고 했다. 메가톤급 뉴스인데도 출처는 신뢰할 수 없는 ‘북한 내부 소식통’ 등 일색이었다. 김연철 통일부 장관이 국회에 출석해 “특이 동향이 없다”고 공식 입장을 밝혔지만 소용없었다. 탈북민 출신으로 국회의원에 당선된 태영호씨는 CNN 인터뷰에서 “김 위원장이 스스로 일어서거나 제대로 걷지 못하는 상태”라고 했고, 지성호 당선인도 인터뷰에서 “김 위원장 사망을 99% 확신한다”고 거들었다. 하지만 노동신문이 김 위원장의 지난 1일 순천인비료공장 준공식 참석 사실을 보도하면서 위중·사망설은 이번에도 해프닝으로 끝났다. 북한 최고권력자 신병이상설을 다룬 숱한 오보에 또 한 사례가 추가된 것이다. ‘아니면 말고’ 식의 무책임한 대북 정보에 언제까지 휘둘려야 하나.

라동철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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