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사태로 주가가 폭락하면서 주식시장에 ‘동학개미운동’이라는 신조어가 등장했다. 외국인들이 국내 주식을 대거 팔아치우며 빠져나가자 개인투자자들이 뛰어들어 사들인 것을 두고 1894년 반외세운동인 동학농민운동에 비유해 붙여진 이름이다. 코스피지수가 1500선 아래로 떨어지며 저점을 찍은 지난 3월 중순 이후 개인투자자들은 삼성전자 등 우량주 중심으로 잇따라 주식을 사들이며 주가 방어와 금융시장 안정에 상당한 역할을 했다. 이후 지수가 1900선까지 회복하면서 개인투자자 상당수는 수익을 챙겼다. ‘개미(개인투자자)’들의 승리라는 말도 나왔다.

이러자 개인투자자들 사이에 투자 열풍이 불었다. 최근에는 이들이 빚을 내서 주식을 사는 이른바 ‘빚투’까지 확산하고 있다. 5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4월 29일 기준 신용거래융자 잔액은 9조434억원이다. 빚을 내서 투자하는 신용거래융자가 9조원을 돌파한 것은 지난 3월 16일 이후 약 50일 만으로, 24거래일 연속 증가세인 것으로 집계됐다. 금융 당국이 잇따라 경고하고 나섰지만 빚투 현상은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나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주가가 급반등했던 학습효과 때문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묻지마 투자’ 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이번 코로나19 사태는 언제 종식될지 모른다는 불확실성이 존재하고, 외환위기나 금융위기 당시보다 훨씬 심각한 경제 침체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어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이 이끄는 투자회사 버크셔 해서웨이도 코로나19 여파로 지난 1분기 60조원에 달하는 순손실을 기록했다. 그는 지금은 매수 타이밍이 아니라는 데 동의했다. 그는 “증시가 많이 내려간 상태이지만 감염병 같은 예측 불가능한 변수가 시장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가늠하기는 매우 어렵다”면서 특히 빚내서 투자하는 위험한 행동을 해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다. 개미들이 제발 빚투와 묻지마 투자로 수렁에 빠지지 않았으면 좋겠다.

오종석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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