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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코로나19 위기 경보 하향, 서두를 일 아니다

코로나19 사태 대응을 위한 중앙사고수습본부가 5일로 가동 100일을 맞았다. 중국 우한발 신종 바이러스의 국내 전파 가능성이 커짐에 따라 위기 경보 단계를 ‘주의’에서 ‘경계’로 격상하면서 제1차 중수본회의가 1월 27일 개최됐다. 이후 신천지 집단감염 사태가 터지고 누적 확진자가 500명을 넘자 2월 23일 위기 경보를 최고 단계인 ‘심각’으로 상향하면서 위기 대응 기구를 총리 중심의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로 격상했다.

지난 100일 동안 정부의 통합 대응 체제는 기능을 잘 수행해 왔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중국발 입국 통제와 관련해 시기와 범위를 놓고 이견이 있고, 마스크 대란에 대한 책임도 없지 않다. 하지만 신속 진단키트를 과감하게 허용해 진단의 속도를 높였고, 이를 기반으로 선제적 진단을 실시한 것은 확산을 차단하는 역할을 톡톡히 했다. 시민들의 자발적 참여가 코로나19 극복에 큰 힘이 됐지만 방역 당국의 노력과 헌신도 칭찬받을 만하다.

최근 정부가 코로나19 경보를 다시 ‘경계’로 낮추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중대본 해체도 논의되고 있다. 감염 사태가 안정적으로 관리되고 있고, 6일부터 생활 방역으로 전환한 데 따른 조치다. 하지만 위기 단계 하향이나 방역 기구 전환은 신중해야 한다. 자칫 국민에게 잘못된 메시지를 줄 수 있고, 이는 시민의 자율적 방역 기능을 약화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도 세계적으로 팬데믹 상태가 유지되고 있고, 국내에서는 아직도 감염경로가 불분명한 확진자가 발생하고 있다는 점을 들어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위기 단계 하향은 서두를 일이 아니다. 전문가들의 목소리를 경청하고 방역 상황뿐 아니라 국민의 인식에 미칠 영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필요가 있다. 섣부른 판단을 내렸다가 되돌릴 수 없는 사태를 초래해서는 안 된다. 시민들도 생활 방역으로의 전환을 일상으로의 단순한 복귀로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 마스크 착용과 손 씻기 등의 위생수칙이 집단감염을 차단하는 역할을 한다는 명확한 인식을 갖고 자발적 방역을 더 지속적으로 실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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