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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등교수업 전 명확한 방역지침 제시하길

등교수업 날짜가 다가올수록 학생·학부모·교사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정부의 방역지침이 교육 현장과 괴리가 있기 때문이다. 등교수업은 오는 13일 고등학교 3학년을 시작으로 순차적으로 진행된다. 교육부는 등교수업 지침으로 마스크 상시 착용과 에어컨 사용 자제, 기숙사 1인 1실 운영 등을 제시했다. 에어컨 자제는 창문을 닫고 기기를 작동시키면 환기가 되지 않아 감염 위험이 커질 수 있어서다. 방역적인 면에서는 맞는 얘기다. 하지만 곧 무더위가 시작될 텐데 에어컨이 없는 교실에서 원활한 수업은 어려울 것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게다가 학생들은 식사 시간을 제외하고 마스크를 계속 착용해야 하는데 이것도 제대로 지켜질지 걱정스럽다.

기숙사 1인 1실 운영도 현실적으로 어렵다. 고교 기숙사 대부분이 1인 1실은 없고, 한 방에서 2~4명이 지낸다. 타 지역 학생이 많은 학교는 더욱 지침을 따르기 어려운 상황이다. 학생들은 등교 1주일 전부터 온라인으로 건강 상태를 점검하는데 ‘기침’ 등에 체크하면 등교중지 대상이 된다. 결석이 내신과 학생부에 미칠 여러가지 영향을 고려해 아프더라도 학교에 나올 경우 막을 방법이 별로 없다.

교육부는 기본 지침 외 학년·학급별 시차 등교, 오전·오후반 운영 등을 각 시도 교육청과 학교 재량에 맡겼다. 학교가 상당 부분의 방역 책임을 떠안게 된 것이다. 등하교 시간을 분산하려면 교사 인력 확충과 비용이 필요한데 이는 갑자기 조정하기 힘든 부분이다. 보건인력 부족은 큰 문제다. 아이들이 아플 경우 제1 방역관이 될 보건교사의 수도 턱없이 부족하다. 전국에서 보건교사가 1명도 없는 학교가 2000곳이 넘는다. 만약 확진자가 1명이라도 나오면 학교는 폐쇄되고 전교생이 자가 격리된다. 다시 원격수업으로 돌아갈 경우 입시를 앞둔 고3 학생들의 좌절감은 또 어떻게 할 것인가.

당국은 등교수업이 엄중한 결정임을 다시금 상기하며, 살얼음판을 걷는 심정으로 만반의 대책을 세워야 한다. 등교 전 명확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해 현장의 혼란을 막아야 할 것이다. 등교수업이 실패하면 어렵게 결정한 생활방역도 흔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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