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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재난지원금 용처 둘러싼 잡음, 방치해선 안 된다

코로나19 긴급재난지원금 용처 등을 놓고 혼선과 잡음이 일고 있어 유감스럽다. 경기도가 지급한 재난기본소득을 사용해 본 경기도민들 사이에선 카드 수수료를 요구하거나, 현금 사용 때와 달리 가격을 올려 받는 경우가 적잖다는 불만이 나오고 있다. 일정 가격 이상이 돼야 받아주는 가게도 있다고 한다. 소비 진작에 동참하기 위해 시장을 찾았다가 마음이 상했다는 푸념도 나온다.

재난지원금 용처를 제한한 것도 일관성이 떨어지고, 형평성을 잃은 경우가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영세 자영업자 지원에 주력하기 위해 대형마트와 백화점, 기업형 슈퍼마켓(SSM)에서는 사용할 수 없도록 했지만 농협하나로마트는 허용됐다. 서울시에서는 대형마트 중 홈플러스는 사용할 수 있고 대형 유통업체 안에서도 임대매장은 사용할 수 있다니 소비자들이 헷갈릴 만하다. 프랜차이즈 빵집에선 사용 가능한데, 커피전문점은 본사가 속한 광역단체에서만 써야 하는 경우도 있다. 볼링장은 되고 당구장은 안 되는 것이나 술을 파는 음식점은 되는데 노래방은 안 되는 것도 코로나19 사태로 충격을 많이 받은 업종을 배려한 것은 아닌 걸로 보인다.

재난지원금은 이번 사태로 타격을 받은 가계를 지원하고, 각 가정에 소비 여력을 보충해줌으로써 영업 부진으로 휘청대는 업체들의 매출을 끌어올리자는 취지다. 이런 좋은 정책 목표가 퇴색하지 않도록 대상 업체들은 유의해야 할 것이다. 경기도가 수수료나 웃돈을 요구하면 가맹점 자격을 박탈하거나 세무조사를 할 방침이고 행정안전부도 물가 교란 행위가 지속되면 합동 단속에 들어갈 방침이다. 당국이 나서기 전에 지역 상인들이 먼저 선의의 소비자들에게 실망감을 주지 않도록 해야겠다.

중앙정부가 주는 재난지원금 신청이 11일부터 시작된다. 정부는 재난지원금 사용처와 관련된 혼란을 잘 살펴 관련 규정을 세밀하게 가다듬을 필요가 있다. 형평성 논란이 일 바엔 차라리 용처를 확대하는 게 낫다. 11일부터 재난지원금의 자발적 기부도 시작된다. 사용처에서 생긴 마찰과 실망으로 고귀한 기부의 뜻이 꺾이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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