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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마당] 문재인의 ‘한국판 뉴딜’

한승주 논설위원


뉴딜(New Deal) 정책. 1933년 제32대 미국 대통령으로 취임한 프랭클린 루스벨트가 추진한 일련의 경제정책이다. 그가 취임했을 때 미국은 역사상 최악의 불황을 겪고 있었다. 1929년 10월 뉴욕 주식시장 폭락으로 시작된 대공황. 기업은 도산하고 노동자의 25%가 일자리를 잃었다. 루스벨트가 해결해야 할 최우선 과제는 실업자 구제였다. 이를 위해 대규모 공공 건설 사업이 추진됐다. 뉴욕의 링컨터널과 수많은 공항, 고속도로가 건설됐다. 테네시 계곡에 댐을 건설하는 대규모 토목공사가 이뤄졌다. 뉴딜정책은 한마디로 토목과 건설 위주의 경기부양 정책이다. 정부가 주도한 일자리 창출로 경제 살리기는 성공했고, 루스벨트는 미국 역사상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4선에 성공했다. 그는 1945년 뇌출혈로 갑자기 사망할 때까지 대통령이었다.

문재인정부가 7일 ‘한국판 뉴딜’ 정책을 내놓았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한국판 뉴딜은 코로나19를 계기로 디지털화 가속, 비대면화 촉진 등에 중점을 둔 디지털 기반 일자리 창출, 경제 혁신 가속화 프로젝트”라고 규정했다. 코로나로 경기가 극도로 위축된 상황에서 ‘뉴딜’이라는 미국 성공 사례를 가져온 것이다. 루스벨트의 뉴딜이 토목사업 위주였다면 문재인 대통령의 뉴딜은 디지털 일자리 창출이다. 정부는 한국판 뉴딜의 3대 프로젝트로 디지털 인프라 구축, 비대면 산업 육성, 사회간접자본(SOC)의 디지털화를 제시했다. 중점과제의 키워드는 데이터, 5G, 인공지능(AI), 클라우드, 비대면 등이다. 구체적인 재원 규모 등은 6월 초 발표된다.

미국에서는 뉴딜 정책 이후 강력한 사회복지 정책을 지지하는 ‘뉴딜 연합세력’이 만들어졌고, 민주당이 20년(1933~1952)을 장기 집권하는 기반이 됐다. 지난달 총선 압승 후 문 대통령이 한국판 뉴딜을 주창한 배경에는 경제정책 차원을 넘어 여권의 지지층 강화 전략도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제 막 닻을 올린 한국판 뉴딜이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지 여러모로 관심이 가는 이유다.

한승주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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