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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이용수 할머니의 정의연 비판… 신속히 사실 규명해야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인 이용수 할머니의 지난 7일 기자회견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이 할머니는 위안부 피해자 문제 해결을 위한 활동을 하는 대표적 시민단체인 정의기억연대(정의연)가 불투명하게 운영돼 왔다고 주장했다. 이 할머니는 2007년 미국 하원 외교위원회에서 위안부 피해를 직접 증언한 상징적인 인물이다. 그런 할머니가 정의연과 이 단체를 이끌어 온 윤미향 전 이사장(더불어시민당 비례대표 당선인)을 정면 비판한 것은 충격이다. 이 할머니는 ‘성금·기금을 할머니들에게 쓴 적이 없다’ ‘일본이 10억엔을 출연키로 한 2015년 12월 한·일 위안부 합의 내용을 윤 전 이사장이 미리 알고 있었다’는 등의 말을 쏟아냈다. 이 주장들이 사실이라면 여간 심각한 일이 아니다. 정의연의 정당성이 흔들리는 것은 물론이고 일본의 사과와 법적 배상을 요구해 온 시민단체들의 활동에도 큰 차질이 생길 수 있다. 당장 1992년 1월 8일부터 한 주도 거르지 않고 열어 온 수요시위도 동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정의연은 지난 8일 입장문을 내 해명했다. 후원금은 피해자 지원 쉼터 운영, 할머니들 직접 지원, 수요시위, 일본 정부를 상대로 낸 소송 지원, 각종 기림사업, 전쟁과여성인권박물관 건립 등에 사용했다고 했다. 윤 당선인도 페이스북을 통해 이 할머니의 주장이 사실이 아니라고 밝혔다.

양측의 주장이 엇갈리고 있어 신속하게 사실 여부를 확인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 사태를 정치적으로 이용해서는 안 된다. 미래통합당과 미래한국당이 “위안부 할머니를 이용했다”고 단정하며 윤 당선인의 사퇴를 요구한 것도, 시민당이 ‘한국당 배후설’을 거론한 것도 무책임한 주장이다. 진실 규명에 도움이 되기보다는 사안을 진흙탕 정치 공방으로 몰아갈 뿐이다. 정의연은 11일 기자회견을 열어 기부금 관련 논란에 관한 입장을 상세히 밝히겠다고 했다. 납득할 만한 설명이 필요하다. 윤 전 이사장도전면에 나와 기부금 내역과 사용처는 물론 위안부 합의 사전 인지 여부 등 제기된 의혹에 대해 숨김 없이 설명해야 할 것이다. 감독권을 갖고 있는 여성가족부도 적극적으로 진상 규명에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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