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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또 연기된 등교… 학사운영과 방역 철저히 준비하라

교육 당국이 11일 초중고교 등교 일정을 연기하기로 결정했다. 오는 13일 예정됐던 고3을 비롯해 다음 달 1일까지 차례로 잡혔던 학년별 등교 일정이 일주일씩 재조정됐다. 이태원 클럽 관련 코로나19 확산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불가피한 선택으로 보인다. 학생과 학부모들은 긴 등교 지연으로 불편이 크겠지만, 학생들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한 결정을 존중해 좀 더 인내의 시간을 보내야 할 것이다. 정부는 학사 운영과 방역 등 후속대책에 차질이 없도록 해야 한다.

방역 당국에 따르면 이태원 클럽 관련 확진자 수는 급증세를 보이고 있다. 클럽을 방문한 이들 외에 2차 감염자들이 속출하고 있다. 그런데도 클럽 방문자들은 신상조차 제대로 파악되지 않아 추가 감염 차단에 애를 먹고 있다.

등교 수업은 지역사회가 감염으로부터 일정 정도 안전한 상황을 전제로 한다. 그러지 않을 경우 집단생활을 하는 학교가 가정을 매개로 지역사회 감염의 촉매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역사회가 불안정한 상태에서 섣불리 등교했다가 교내 감염으로 학교가 폐쇄되는 일이 일어날 수도 있다. 이 때문에 조희연 서울시교육감과 이재정 경기도교육감은 임박한 고3 학생들의 등교를 1주일 미루자고 정부에 제의했다. 클럽 감염 사태가 불거지기 전부터도 등교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적잖았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오른 한 등교 연기 청원에는 11일 오전까지 16만명 이상이 참여했다. 자녀의 등교를 거부하겠다는 분위기도 있었다.

등교가 늦어지면 무엇보다 학사일정이 압박을 받게 된다. 이미 지난 3월 말 온라인 개학을 결정하면서 올해 수능시험이 11월 19일에서 2주 연기됐고 학생부 작성 마감일도 연기된 마당이다. 학사일정이 지나치게 늦어지면 파장이 작지 않다. 교육 당국이나 각 학교는 비상한 각오를 하고 학사일정을 면밀히 살펴 대응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등교 지연에 따라 맞벌이 가정에서 고충을 호소하고 있다. 고3 수험생들이 재수생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손해를 본다는 지적도 많다. 교육 당국은 우리 사회에 민감한 교육의 형평성 문제가 확산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고 온라인 강의에 문제점이 없도록 세밀하게 보완해야 한다. 조만간 현실화할 등교에 대비해 학교 내 방역대책을 꼼꼼하게 세워야 하는 것도 물론이다. 늦은 등교 개강인 만큼 차질이 허락될 여유가 없다. 등교시켜 놓고 방역에 구멍이 뚫려 우왕좌왕하는 일이 없도록 철저히 대비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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