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오피니언 > 사설

[사설] 고용보험 확대하되 지속 가능한 방안 고민해야

여야가 지난 11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전체회의를 열어 예술인의 고용보험 가입을 의무화하는 내용의 고용보험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고용보험 사각지대에 있는 국민에게 취업지원 서비스를 제공하고 저소득 구직자에게 월 50만원씩 최대 300만원의 구직촉진수당을 지급하는 국민취업지원제도 관련 법안도 함께 의결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정부, 여당이 고용안전망 확충을 위해 ‘전 국민 고용보험’의 단계적 추진을 잇따라 천명한 가운데 첫 결실이 가시화된 것이다. 고용보험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에서 가결되면 내년 5월부터 기관·기업과 용역 계약을 맺은 예술인은 고용보험에 의무적으로 가입하고 일정 요건을 충족하면 실직할 경우 4개월치 실업급여를 받을 수 있게 된다. 계약이 끝나면 수입이 끊겨 생계를 걱정해야 했던 약 5만명의 예술인들에게도 고용안전망이 생기는 것이다.

정부와 여당은 고용보험 사각지대 해소를 지속적으로 추진할 방침이다.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12일 당 원내대책회의에서 21대 국회가 개원하면 보험설계사, 학습지 교사 등 특수고용직 노동자와 배달 종사자 등 플랫폼 노동자를 고용보험 적용 대상에 포함시키기 위한 논의를 바로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도 이날 국무회의에서 전 국민 고용보험 단계적 추진 방침을 재확인했다.

고용보험은 대표적인 사회안전망 가운데 하나로 사각지대를 줄여 가는 게 바람직하다. 하지만 가입자 간 형평성 문제, 적정 보험료, 도덕적 해이, 기금의 안정성, 사회적 공감대 등 여러 가지를 고려해야 한다. 정교한 설계, 치밀한 준비 없이 대상을 확대했다가는 제도의 안정성이 흔들릴 수 있다. 고용보험은 가입자가 내는 보험료로 운영되는데, 고용 취약계층의 가입이 확대되면 고용보험기금 재정이 부실해질 가능성이 높다. 가입자 적정 부담 원칙을 지키고 기금재정수지를 검토해 가면서 속도를 조절할 필요가 있다. 기금 부족분을 세금으로 메우는 것은 당장의 반발은 피할 수 있지만 결국 미래세대에 부담을 떠넘기는 것이다. 고용안전망을 확충하되 지속 가능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