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미디어 활용한 ‘비대면 선교’ 방식 모색해야

‘포스트 코로나’ 시대… 새로운 선교 전략은?

인도 북부 펀자브 지역에서 목회하는 존 카멜시 목사(왼쪽)가 코로나19로 이동이 제한된 성도들을 위해 지난 10일 메신저앱인 ‘왓츠앱’으로 영상예배를 드리고 있다. 카멜시 목사는 성령의바람선교단 윤석호 선교사에게 목회 교육을 받았다. 윤석호 선교사 제공

성령의바람선교단(WHM) 윤석호 선교사는 지난 2월 인도 펀자브의 신학교 건축 후원을 받기 위해 한국에 들어왔다. 3월 사역지로 돌아가려고 비행기 예약도 해 놓은 상태였다. 그러나 출국을 앞두고 항공사에서 연락이 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으로 항공편이 줄어들어 좌석이 부족해졌다며 항공권을 취소한다고 했다. 곧이어 인도 전역에 락다운(이동제한령)이 내려졌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항공권이 있어도 인도로 돌아갈 수 없었다.

주일예배는 어떻게 드리는지, 현지 성도들 걱정이 앞섰다. 윤 선교사는 한국에서 목회 교육을 받은 현지 목회자들과 화상 회의를 열어 대안을 찾았다. 왓츠앱으로 실시간 영상예배를 드리거나 유튜브에 영상예배를 올리는 방식이었다.

윤 선교사는 12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코로나19는 누구도 경험하지 못했던 터라 교회도, 파송기관도, 선교사 개인도 아무런 준비를 하지 못했고 사태 초반엔 허둥댈 수밖에 없었다”며 “제2, 제3의 코로나 예방을 위해 표준 매뉴얼을 만들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팬데믹, 우리도 처음

선교현장을 지키는 선교사도, 한국에 들어왔다가 사역지로 돌아가지 못한 선교사도 코로나19 때문에 성도들을 만날 수 없어 난감했다. 새로운 예배 방식을 고민하기엔 현지 인프라가 열악했다. 그 사이 후원금도 줄었다.

남아프리카 잠비아에서 사역 중인 김지해 선교사는 “아프리카는 코로나19에 대한 오해가 있다. 특히 중국 우한에서 시작돼 아시아인에 대한 경계가 심하다. 나도 외출을 하지 않을 정도”라고 했다.

예배를 드릴 수 없어 영상예배도 고민했지만, 현지 여건이 따라가지 못했다. 인터넷도 스마트폰도 없었다. 가정예배를 제안하고 싶었지만, 가족 구성원 중에 예배를 이끌어 갈 사람도 없었다.

중국은 그나마 사정이 나았다. 코로나19 이전부터 가정예배가 일상화돼서다. A선교사는 “중국 정부가 종교 단체들을 핍박해 중국에선 대부분 가정예배를 드리고 있었다”면서 “비대면 예배에 맞춰 가정 내 리더까지 세운 상태”라고 설명했다.

선교사들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맞춰 새로운 선교 전략을 세워야 한다는 데 공감했다. 선교사 개인보다는 한국교회와 교단, 기관들이 전략을 제대로 세워 표준화하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동안 교회를 세워 사람을 모으던 방식에서 비대면 선교 방식으로 전환을 모색하는 전략도 짤 필요가 있다. 온라인으로 현지 신학생과 교회를 돌보고 페이스북이나 왓츠앱 등으로 예배를 드리려면 온라인 활용법을 선교사들이 배워야 한다. 온라인으로 예배를 드리기 어렵다면 성도들이 중국의 지하교회 방식으로 예배를 드리는 법도 있다. 각 가정에 예배 리더를 세우려면 교육 훈련과 교재도 필요하다.

선교 매뉴얼, 함께 만들어야

선교사들은 코로나19 같은 위기상황을 선교사 개인이 감당하기엔 부담이 크다고 주장한다. 선교기관과 교단, 한국교회가 힘을 모아 대비하고 대응할 필요가 있다.

한국세계선교협의회(KWMA)는 매뉴얼 제작에 앞서 지난달 24일부터 지난 6일까지 회원단체와 교단 내 선교 담당자 470명을 대상으로 ‘코로나19(Covid-19)로 인한 선교사의 필요조사’를 진행했다. KWMA 김휴성 본부장은 “현재 미래선교개발센터에서 작업 중인데 선교사 표본 조사와 선교비 증감 등 다뤄야 할 문제가 많다”고 설명했다.

매뉴얼을 만드는 데 가장 예민한 부분이 선교비다. KWMA 조사 내용을 보면 현지 선교사 372명 중 41%는 코로나19 이후 선교후원금이 줄었다고 답했다. 2명은 아예 선교후원금이 끊겼다. 임시 귀국한 선교사들의 지원도 필요했다. 한국에 들어온 85명의 선교사 중 절반이 넘는 55%는 자가격리 장소와 거처를 스스로 마련했다. 거처를 해결하지 못한 선교사도 5명이나 됐다. 후원금이 줄었다는 선교사도 37%였다.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 총회세계선교회(GMS)는 좋은 모델이 될 수 있다. GMS는 전체 예산 중 일부를 위기 상황에 투입할 수 있도록 확보해 놓았다.

전철영 GMS 선교사무총장은 “큰 액수는 아니지만, 코로나19처럼 위기 상황이 생길 때 사용하고 있다”면서 “중소 단체에서 파송된 선교사들은 이런 지원을 받을 수 없는 만큼 한국교회와 기관들이 힘을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선교사 재교육도 필요하다. 이번에 임시귀국한 선교사 중 80%도 재교육의 필요성에 공감했다. 특히 비대면 접촉으로 각광받는 영상미디어 기술에 깊은 관심을 보였다. 24%가 영상·미디어·IT 교육의 필요성을 이야기했다. 디브리핑·트라우마 등 심리상담(22%), 일상을 위한 글쓰기(12%)가 뒤를 이었다.

고신총회세계선교회(KPM) 서근석 국장은 “선교현장은 교단과 기관에 상관없이 한국교회 모두의 현장”이라며 “코로나19 이후 머리를 맞대 선교전략을 짜야 한다는 데 공감한다”고 말했다.

서윤경 기자 y27k@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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