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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서울시 ‘익명검사’ 적극 활용… 숨지말고 나와야

서울 이태원 클럽을 방문한 뒤 코로나19에 걸린 한 학원강사가 역학조사에서 무직이라고 거짓 진술을 하는 바람에 피해가 커졌다. 방역 당국이 그의 직업을 파악했을 때는 이미 수강생인 중·고등학생 등 8명이 무더기로 감염된 후였다. 이뿐 아니다. 이 강사가 과외를 한 학생의 어머니와 접촉한 다른 과외 교사도 확진돼 3차 감염까지 이어졌다. 거짓 진술은 사회 안전에 큰 위협이 된다. 확진자가 초기에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지 않으면 방역 당국이 적절한 조치를 취할 수 없다. 자칫 의료진과 방역 당국의 헌신적인 노력에 찬물을 끼얹게 된다. 비난이 두려워 역학조사에서 거짓말을 하는 것은 사회 일원으로서 책임감 있는 자세가 아닐 것이다.

이태원 클럽 집단감염으로 13일 현재 전국적으로 119명이 확진됐다. 서울·경기·인천을 중심으로 제주까지 전국적으로 분포해 있다. 외국인도 11% 정도다. 심지어 고3 학생도 클럽을 찾았다. 특히 우려스러운 것은 등교 수업을 앞둔 교사와 학생이다.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클럽 등을 방문했다고 자진 신고한 교직원은 158명이다. 학부모의 걱정이 크지만 교사 전체를 대상으로 전수조사를 할 여력이 안 된다.

지금 중요하고 시급한 것은 의심 기간 중 이태원 클럽 등에 다녀간 이들이 자발적으로 진단검사를 받는 것이다. 증상이 없다고 방심하다가 자신도 모르는 사이 ‘조용한 전파자’가 되어 2, 3차 감염의 매개체가 될 수도 있다. 나로 인해 공동체 전체에 피해가 갈 수도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시간이 없다. 늦어질수록 2, 3차 피해가 커진다. 내가 걸리면 나와 가장 가까운 사람이 위험해진다. 지금으로선 조기 발견과 2차 감염 차단이 가장 중요하다. 숨지도 숨기지도 말고, 책임감 있는 국민으로서 바로 검사에 응해야 한다.

이와 함께 정부는 이들의 개인정보를 철저히 보호해야 한다. 서울시가 전국 최초로 ‘익명검사’를 실시한 후 검사 건수가 10배 이상 늘었다. 대상자의 자발적인 검사를 이끌어내는 데 큰 효과가 있었다. 시민 참여의 힘도 보여줬다. 이를 전국적으로 확대 시행하기로 한 결정은 그래서 다행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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