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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문 대통령 굳이 최강욱 대표에 전화해야 했나

문재인 대통령이 13일 열린민주당 최강욱 신임 대표에게 취임 축하 전화를 걸었다. 열린민주당이 밝힌 통화 내용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권력기관 개혁 문제를 함께 이뤄야 할 과제라며 소통 노력을 당부했다고 한다.

대통령이 정당 대표의 취임에 축하 메시지를 전하는 건 관행이다. 최 대표는 총선 한 달 전까지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으로 근무했다. 하지만 그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 관련한 송사에 피고인으로 재판을 받고 있다. 대법원 확정판결 전까지는 무죄로 추정하는 게 원칙이지만, 대통령의 전화는 재판부를 비롯한 재판 관계자들에게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게다가 최 대표는 총선 직후 “세상이 바뀌었다는 것을 확실히 느끼도록 갚아주겠다”며 검찰을 압박하는 발언 등으로 물의를 빚었다. 대통령이 이런 상황에서 통화를 하며 권력기관 개혁 문제를 논의한 것은 검찰에 부담을 줄 수 있다.

문 대통령은 통화에서 “총선 과정에서 동고동락한 열린민주당 후보들과 당원에 격려와 안부 인사를 전해 달라”면서 “서로 위하면서 협력하는 과정이 참 보기 좋았다”고 덕담했다. 이른 시일 내 편하게 식사라도 할 수 있는 기회를 갖자는 말도 했다고 한다. 열린민주당은 여당의 비례대표 위성 정당임을 자처하며 ‘조국 수호’를 기치로 내건 정당이다. 이런 정당에 대통령이 친밀감과 유대감을 표시한 것은 위성 정당 탄생에 손을 들어준 것으로 비칠 수도 있다.

최근 여당 일각에서는 열린민주당과의 합당 얘기가 나오고 있다. 총선 과정에서 여당은 열린민주당과 한사코 거리를 뒀고, 더불어시민당을 러닝메이트로 지목해 유권자들의 표를 받았다. 총선이 끝나자 합당론이 나오는 건 유권자들과의 약속 위반이다. 이런저런 상황들을 모르지 않았다면 축하 화분 보내는 정도로 그쳤을 수도 있었을 텐데 왜 굳이 전화를 한 건지 의문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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