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MBC 화면 캡처·게티이미지뱅크

코로나19 이후 많은 것들이 변했다. 언택트(비대면) 소비가 더욱 활발해지고, 외식을 줄이는 대신 배달을 시켜먹는 등 집 안에서 최대한 즐길 거리와 취미생활을 찾는 사람들이 늘었다. 길어진 ‘집콕’에 여유시간이 생기면서 집에서 ‘귀농 라이프’를 즐기려는 소비자들의 움직임이 눈에 띈다.

17일 위메프에 따르면 사회적 거리두기가 일상이 된 3~4월간 식재료를 직접 키우고 자급자족할 수 있는 상품이 인기를 끈 것으로 나타났다. 위메프는 숨 가쁜 일상에서 벗어나 여유로움을 추구하는 ‘슬로 라이프’(Slow Life) 관련 아이템이 3~4월간 전년 동기 대비 큰 폭으로 증가했다고 밝혔다.

실제로 상추 모종(3398%), 고추 모종(456%) 등 모종의 인기가 매우 높았다. 같은 기간 모종을 심는 ‘텃밭 화분’ 매출은 지난해보다 3066% 급증했고, 콩나물을 키울 수 있는 ‘콩나물 시루’는 매출이 1284% 늘었다. 새싹채소를 기르는 ‘새싹 재배기’ 판매도 484% 증가했다.

이 같은 자급자족 아이템은 집콕 생활을 하는 소비자들이 소박하게 채소 등을 기르면서 즐거움을 찾고 힐링도 느끼면서 인기를 얻고 있다. 11번가 관계자는 “새싹 재배기의 경우 손쉽게 실내 재배가 가능한 식물들을 키우면서 힐링도 되고 재배한 작물을 식용으로도 활용할 수 있어 최근 큰 인기를 끌고 있다”고 설명했다.

여기엔 개그우먼 장도연의 영향도 컸다. MBC 예능프로그램 ‘나혼자산다’에 출연한 장도연은 집에서 콩나물을 키운 뒤 요리해 먹기도 했다. 이 모습을 본 소비자들이 너도나도 콩나물 키우기에 도전하면서 2월 24일~5월 14일까지 ‘콩나물 시루’를 언급한 블로그 게시글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배 이상 많았다. 집콕에 지루함을 느낀 사람들이 소소한 힐링템으로 콩나물 키우기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아지자 천천히 여유를 갖고 즐길 수 있는 취미들도 인기를 얻고 있다. 11번가에서는 십자수가 3~4월간 전년 같은 기간보다 108% 늘고, 퀼트(82%), 수예용품(76%), 뜨개질(43%) 매출도 함께 증가했다. SSG닷컴에서는 재봉틀이 4월 한달간 전년 대비 70% 늘고, 퍼즐은 같은 기간 958%나 증가했다. 위메프에서도 뜨개질 실(125%), 뜨개질 바늘(90.8%), 재봉틀(79%)을 찾는 고객이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잠깐의 즐거움보다는 오랜 시간을 들여 결과물을 만들어낼 수 있는 ‘슬로 라이프’ 취미생활 아이템들을 소비자들이 많이 찾은 것이다.

SSG닷컴 관계자는 “집에 있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시간에 구애받지 않는 상품 판매가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며 “바쁜 일상 속 슬로 라이프를 경험하는 고객이 늘며 관련 상품 매출도 호조 상태”라고 말했다.

코로나19를 계기로 그동안 경험해보지 못했던 여유와 느긋함을 찾게 된 사람들이 도심 속 ‘리틀 포레스트’를 지속적으로 찾게 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위메프 관계자는 “‘슬로 라이프’라는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을 익힌 소비자들의 관심이 계속 이어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정진영 기자 you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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