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들리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유는요…”

유튜브 채널 ‘무지개 꿈의 난청 이야기’에 올라온 세인이의 감사 일기

이세인양(뒷줄 왼쪽)이 오빠 이도윤, 아버지 이민우, 어머니 최선미씨(아랫줄 오른쪽)와 함께 사진을 찍고 있다. 최선미씨 제공

“비록 제 귀는 안 들리지만, 매력 있는 아이로 태어나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청각장애인 이세인(13)양이 고백한 감사 제목이다. ‘난청, 세인이의 감사 일기’는 어머니 최선미(44)씨가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무지개 꿈의 난청 이야기’를 통해 알려졌다.

세인이는 6살 때 청각장애 진단을 받았다. 최씨는 그저 또래 아이들보다 성장이 조금 느린 아이라고 생각했다.

“세인이가 유치원에서 친구한테 괴롭힘을 당해 틱장애가 왔어요. 놀이치료, 언어치료를 받으면서도 1년간 아무도 알아채지 못했어요. 언어가 계속 늘지 않아 큰 병원을 찾았는데 청각장애 진단을 받았습니다. 병원 앞에서 ‘어떻게 이렇게 모를 수 있었나’ 자책하며 대성통곡했어요.”

난청은 경도 중도 고도 심도로 나뉜다. 중도~심도 범위의 장애가 있던 세인이는 당시 24개월 된 아이의 언어 수준을 구사했다. 최씨는 인공와우를 삽입하는 수술 대신 보청기 재활을 선택했다.

“지금은 의학기술이 발달해 잔존 청력을 보존하고 수술할 수 있지만, 당시엔 잔존 청력을 다 없애고 수술해야 했어요. 세인이의 경우 저주파 청력이 좋고 살아있어서 재활을 선택했습니다.”

재활 치료를 선택했지만, 정보는 턱없이 부족했다. 직접 발로 뛰어다니며 필요한 자료와 정보를 수집해야 했다. 혼자 할 수 있는 것이 많이 없음을 깨닫고 지쳐갈 때쯤 친구의 권유로 분당우리교회에 나가게 됐다.

“이찬수 목사님 말씀이 너무 좋았습니다. 말씀을 통해 이기적이었던 제가 치유되고 저 또한 누군가를 도울 수 있는 소중한 존재라는 사실을 깨달았어요. 제 경험을 통해 다른 청각장애인 가족들이 시행착오를 겪지 않길 바라는 마음으로 유튜브를 시작했어요.”

유튜브 채널 ‘무지개 꿈의 난청 이야기’에 게재된 ‘세인이의 감사 일기’ 중 일부. 유튜브 캡처

유튜브 채널에는 청각장애인 딸과 함께하면서 겪은 7년간의 희로애락이 담겨 있다. 최씨는 난청 치료법과 보청기 재활, 세상의 편견과 차별에 맞선 이야기를 덤덤한 어투로 들려준다. 고급스럽게 편집된 영상은 아니지만, 구독자들은 이야기가 가진 특별한 힘에 함께 울고 웃는다.

세인이는 학교 친구들에게 겪은 폭력 이야기, 몇 번의 도전 끝에 학교 회장에 당선된 이야기 등을 직접 그린 그림으로 표현했다. 그의 삶은 도전적이며 하나님에 대한 감사함으로 가득하다.

“어렸을 땐 몰랐지만, 지금이라도 저 자신을 사랑할 수 있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제가 장애라도 다른 가족은 건강하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하나님 저에게 슬픔을 주셔서 감사합니다. 이유는 친구들이랑 잘 어울리는 방법을 배웠기 때문입니다.”

세인이는 작년부터 엄마를 따라 교회에 다니기 시작했다. 하나님을 알아갈수록 질문도 늘었다. “엄마, 하나님은 나를 사랑하신다면서 왜 장애를 주신 걸까. 그래도 나를 매력 있는 아이로 태어나게 해주셔서 감사해.” 보청기 재활 치료에 호전을 보인 세인이는 3년 전부터 일상에서도 의사소통이 가능해졌다.

“화가를 꿈꾸는 세인이가 신앙 안에서 믿음으로 잘 성장하길 바랍니다. 한 가지 바람이 있다면 세인이가 어른이 될 때쯤이면 우리 사회가 보청기를 낀 아이들을 안경 낀 사람처럼 편안한 시선으로, 편견 없이 바라봐 주길 원합니다.”

박효진 기자 imher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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