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쪽 끝 독도, 남쪽 끝 마라도, 서쪽 끝 격렬비열도 등 우리나라 최극단에는 언제나 어업인이 있다. 삶의 터전인 바다에서 묵묵히 조업하며, 우리의 바다 영토를 지키고 있다. 어업인은 바다에서 수산물을 잡고 판매하는 경제활동뿐 아니라 해양영토 수호, 어촌문화 보전과 같은 공익적 역할도 담당한다. 이러한 기능의 경제적 가치는 1조3000억원에 이르는데,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공익적 가치는 이보다 훨씬 클 것이다. 일본에서는 수산업과 어촌의 공익가치를 120조원 이상으로 추산하기도 한다.

하지만 어업인 지원체계는 수산업의 공익적 기능 확대를 위한 유인책으로는 아쉬운 부분이 많았다. 과거 고도 산업성장기, 정부는 수산물 생산량 확대에 초점을 맞추고 지원정책을 폈다. 이는 과잉 조업과 과잉 양식으로 이어져 수산자원은 감소하고 바다 환경은 나빠졌다. 이에 해양수산부는 지속가능한 수산업을 위해 자원관리형으로 정책을 전환하는 한편 수산업 공익가치를 보전하고 어업인의 공익적 역할을 확대할 수 있도록 지원체계도 정비하고 있다. 국회 본회의를 거쳐 19일 국무회의를 통과한 ‘수산직접지불제 시행에 관한 법률’ 개정안은 이런 노력의 큰 결실 중 하나다. 도서·접경지역 등 정주 여건이 불리한 지역의 어업인에게만 지급하던 직불금 제도를 해양영토 수호, 수산자원 보호, 친환경 수산물 공급 등 어업인의 공익활동 지원을 위해 확대 적용하는 것이다. 공익직불제는 생산량 확대, 자원관리, 지속가능한 수산업 체계로 패러다임을 전환하는 것이다.

내년 3월부터 시행될 수산 공익직불제가 친환경 수산물 공급, 수산자원 회복, 어촌 재생으로 이어져 침체된 수산업을 부흥시키고 살기 좋은 어촌, 돌아오는 어촌을 만드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 ‘줄탁동시’라는 말이 있다. 병아리가 알에서 나오는 데에도 알 속의 병아리와 밖의 어미가 정성을 다해 동시에 알을 쪼아야 한다는 말이다. 수산업의 패러다임 전환을 위해서도 줄탁동시의 노력이 필요하다. 공익 기능 수행자로서 어업인의 자발적 참여와 정부의 지원이 병행돼 서로 소통하고 협력했을 때 우리는 기존의 껍질을 깨고 새로운 바다를 맞이하게 될 것이다.

문성혁 해양수산부 장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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